시놉티콘(synopticon)은 ‘서로 동시에 감시한다’는 뜻으로 원형 감옥의 일방적인 감시를 뜻하는 판옵티콘(Panopticon)의 반대 개념이다. 노르웨이 범죄학자 토마스 매티슨이 언론과 통신을 통해 대중이 소수 권력자를 감시할 수 있는 사회가 도래했다고 밝힌 데서 감시의 '역감시'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현대사회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정보사회로 접어들면서 판옵티콘의 일방적 감시가 시놉티콘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시 말해 과거처럼 소수만이 다수의 일반 시민을 통제하는 체제가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감시를 감시하고 통제한다는 의미다.
 조지오웰의 소설 ‘1984’에는 ‘빅브라더’라는 존재가 등장한다. 빅브라더는 구성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철저히 감시하는 절대적이고 권위적인 존재로, 판옵티콘의 전형이라 볼 수 있다. 과거 조지오웰은 소설을 쓸 당시 미래를 상상하며 빅브라더의 존재를 그려냈다. 그러나 그가 예상했던 1984년이 지나고 30년이 지난 지금, 빅브라더는 찾아볼 수 없다. 그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세상은 빅브라더가 출몰하기도 전에 급속도로 발전했고, 사람들의 인식 또한 그에 맞춰 발달했다. '시민 저널리즘'이 그 대표적 예다. 시민 저널리즘은 전통 저널리즘의 한계에 대한 비판과 반성에서 출발했다. 시민 저널리즘에서는 시민을 저널리즘의 핵심 주체로 인식한다. 일상생활에서 정치 영역에 이르기까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다양화해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등장한 것이다.
 이제는 누리꾼들까지 나서 시민 저널리즘에 동참하고 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의 교류, 부정적인 현실의 고발, 중요 사안에 관한 의견 결합 등에 누리꾼들이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 년 전, 세월호 사건 당시부터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건까지 누리꾼들을 포함한 시민 기자들은 실제로 많은 문제 제기 및 권력 감시 역할을 담당했다. 비록 완전한 감시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들이 있기에 지금의 언론과 권력이 과거에 비해 조금은 더 투명해질 수 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김성욱 기자  journalist_u@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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