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4년 만에 열린 본교 학생총회가 인원 수 미달로 무산됐다. 학생총회를 홍보하던 학우들의 노력을 매일같이 접했기에, ‘무산’이란 비보를 전할 때의 안타까운 심정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지난주 내내 학내 곳곳에서 홍보하던 학생회들과 학우들, 그리고 각 학생회의 재치 있는 플랜카드 등 총투표 때 보다 활발한 홍보로 어느 때보다 학생총회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그러나 결국 학생 총투표에 이어 학생총회는 무산됐다.
타 대학교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학생총회’가 매번 쉽게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경희대 서울캠퍼스의 경우 지난 2005년의 학생총회 이후 6년이 지난 2011년에서야 학생총회가 성사됐다. 한국외대는 지난해에만 두 번의 학생총회 개회 시도가 있었으나 두 번 모두 정족 수 미달로 성사되지 못했다. 반면 최근 동덕여대에서는 학생총회가, 성신여대는 비상학생총회가 성사됐다. 특히 성신여대는 2001년 이후로 학생총회가 성사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 4월 2일, 비상학생총회-전교생의 5%가 모이는 것-가 성사됐다. 성신여대 학생들은 적극적인 태도로 총회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고 전해진다. 심지어 학생들의 질문과 건의로 예정된 학생총회 시간이 연장될 정도였다. 본교 또한 그러한 모습을 꿈꿨을 것이다.
본교 5.28 학생총회는 많은 홍보와 좋은 의미임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개인적으로는 학생총회에서 교육환경 개선, 장학금 확보 등과 같은 안건의 내용은 좋았으나, 학우들에게 와 닿는 전달력이 미흡했던 것 같다. 학교 커뮤니티에도 ‘왜 학생총회를 열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목적부터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어 근간 학교 관련 사이트에서 학생총회로 인해 서로를 비꼬는 일부 학우들의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예리해진 칼끝처럼 일부 학우들은 가시를 세우고 서로의 댓글을 곡해하거나 억측했다. 남휴 문제로 인해 학우들의 대립이 끊이지 않는 와중, 학생총회로 인해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는 것이다. 학생총회에 참여한 학우든, 참여하지 않은 학우든 서로를 헐뜯으며 모함하는 행위는 멈춰야만 한다. 비판이 비난이 돼서는 참된 대학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
이번에 ‘인하를 바꾸는 골든타임!’이란 학생총회 슬로건에 언급된 ‘골든타임’은 흔히 중요한 시간을 지칭한다. 본교에서는 시급한 학내 주요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긴급한 시간이란 의미로 내세웠을 것이다. 즉, 골든타임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타이밍을 농쳐 제대로 소통되지 않은 관계는 서서히 소원해질 뿐만 아니라 관계의 단절까지 경험할 수 있다. 결국 골든타임을 잡는 것은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다. 학생총회가 끝났다고 골든타임이 끝난 것일까? 사실 우리학교의 골든타임은 아직 지나지 않았다. 실패는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새로 배웠음을 의미할 뿐이다. 이번 학생총회가 학우들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모두가 함께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백종연 편집국장  jy_100@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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