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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어디에… 갈 곳 잃은 미혼부

생모 없으면 출생신고 어려워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 필요

 지난해 SBS ‘궁금한 이야기Y’에 방영된 ‘미혼부 사랑이 아빠’편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미혼부들의 어려움을 조명해 화제가 됐다. 미혼부란 미혼모와 상대되는 말로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로 자녀가 있는 남자를 말한다.
지난 2012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1995년 2,630가구였던 미혼부는 2010년 1만8,118가구로 6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실질적으로 미비해, 떠나간 엄마를 대신해 아이를 키우려는 미혼부들의 노력은 현실에 좌절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출생신고의 문제가 있다. 미혼부의 아이는 출생신고를 할 수 없어 국가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보장조차 받지 못한다. 현행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46조에 의하면 혼인 외 출생자는 신고 의무자를 생모(生母)로 규정하고 있다. 생모가 신고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생모의 동거친족이나 분만에 관여한 의사 및 조산사가 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생모와 연락이 끊어진 경우에는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다. 이러한 경우 미혼부는 유전자 검사 후 친자소송을 제기해야하는 등 절차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큰 비용이 들게 된다. 결국 친자소송을 감당하기 힘든 미혼부들이 베이비박스에 잠정적으로 아이를 버리게 되고 아이들은 시설로 옮겨진다. 이때 아이를 무연고로 처리해 친부 대신 시설의 장을 후견인으로 삼는 방식의 출생신고가 행해지고, 신고를 마치면 미혼부는 다시 아이를 찾아간다. 베이비박스를 운영 중인 정영란 주사랑공동체교회 전도사는 “아이 아빠에게 출생신고의 권리조차 부여되지 않는 현실이 씁쓸하다”며 “이에 따른 법을 제정해 이들이 살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지원시설의 부족 또한 큰 문제로 꼽힌다. 미혼부는 미혼모와 달리 일정기간 동안 주거와 생계를 지원해주는 시설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난처한 입장이다. 지난 2012년 12월 기준 한부모 가족지원시설은 총 123곳으로, 이 중 미혼부자 가족지원시설은 3곳에 그쳤다. 이는 미혼모자 가족지원시설 118곳과 비교하면 매우 부족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미혼부가 자녀 양육, 가사, 교육 등 새롭게 주어진 역할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성별이 다른 아이를 양육하는 경우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하지만 양육법을 배울만한 마땅한 시설이 존재하지 않아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다. 송효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혼부와 관련해 사실상 법제도가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라며“특히 출생신고와 관련한 법 개정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평주연 기자  babyeonn@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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