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공룡’ IKEA(이하 이케아)의 등장으로 국내 가구산업이 연신 들썩이고 있다. 연간 4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케아는 스웨덴의 다국적 가구업체로서 조립식 가구를 중저가에 판매하며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현재 26개국에 34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5일 기자가 이케아를 방문한 결과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초입부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광명에 문을 연 이케아는 불과 두 달 만에 평일 방문자수 2만 5,000명, 주말 평균 방문자수 3만 5,000명을 기록하며 누적 방문 고객 수 100만 명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이케아에 관한 잡음은 여전한 모양이다.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문제와 타 국가에 비해 비싼 가격, 심각한 교통난 등 바람 잘 날이 없다. 특히 지역 내 가구업계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의 피해가 대두된다. 지난달 1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광명시 내 가구·생활용품 업체 2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케아 광명점 개점에 따른 지역 상권 영향 실태’에 따르면, 전체의 55%가 이케아 입점 후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점 및 생활용품점 중 체감 경기에 대해 ‘매우 나쁨’과 ‘다소 나쁨’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전체 80%로 나타났다. 특히 가정용 직물제품 소매점에서 부정적인 비율이 92.3%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식탁 및 주방용품 소매점 85.7%, 전기용품 및 조명장치 소매점 82.4% 순서로 조사돼 가구 소매보다는 인테리어 및 잡화 업종의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영향은 최근 ‘이케아 연필거지’와 같은 웃지 못 할 에피소드로 이어졌다. 이케아 연필거지는 이케아가 무료로 제공하는 연필을 일부 소비자들이 무더기로 가져가면서 2년치 연필이 2개월 만에 소진됐다는 루머가 돌며 생긴 말이다. 누리꾼들은 “전 세계 이케아 매장 중 연필 물량이 동나는 일이 벌어지는 건 한국뿐이다”, “나라 망신이다” 등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이케아코리아의 안드레 슈미트갈 리테일 매니저는 “2년치 물량이 다 소진됐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연필이 빨리 떨어졌을 뿐, 준비를 못한 우리 측 실수”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한국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이케아는 오는 2020년도까지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시 강동구를 비롯해 4개의 매장을 추가로 열 방침이라고 한다. 이케아의 입점이 가구뿐만 아니라 직물과 생활용품 등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지역 상권에 대해 면밀히 고려한 지자체의 대응책이 필요할 것이다.

평주연 기자  babyeon@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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