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키덜트족,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떠올라
추세 반영해 다양한 장르로 확산 필요

 최근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증가하면서 ‘키덜트 문화’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키덜트란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아이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가리킨다.
 국내 키덜트 시장 규모는 지난 7월 5,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아이파크백화점의 지난해 하반기 키덜트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35.9％ 늘었고 온라인몰 옥션에서도 지난 5월부터 두 달간 조사한 결과, 전년 대비 RC자동차·무선조종 상품 판매가 95%, 모형·프라모델 매출이 35% 증가했다.
 키덜트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마케팅 이용 사례가 늘어났다. 일례로 지난 6월, 일명 ‘마리오 대란’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한 패스트푸드점의 이벤트가 인기를 끌었다. 이는 어린이 셋트를 구입할 경우 인형 및 피규어 등을 제공하는 행사로 개시일인 지난 5월 30일 대부분의 매장에서 모든 장난감이 조기 품절됐다. 또한 지난 2월, 의류브랜드 LAB은 팝업스토어에서 디즈니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의류를 팔아 1주일 만에 4,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키덜트 문화는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기도 하며, 현실이나 미래로 인한 스트레스를 잊거나 해소하는 기능이 있다. 벤야민 바버 메릴랜드 대학 교수에 따르면 키덜트는 새로운 소비시장을 창출하려는 자본주의의 전략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허물어 경제력을 갖춘 성인까지 포섭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키덜트 문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인식도 존재한다. 과거에는 어린아이 같은 취향의 삶을 즐기는 현상을 ‘피터팬 증후군’이라 일컬었지만 이는 현재나 과거에 대한 집착과 책임감 결여 등 정신병리학적 차원에서 논의됐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키덜트 족에 대해 ‘나이 값을 못한다’, ‘철이 안 들었다’는 등의 부정적 인식이 존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키덜트 문화가 소아병적 현상인 피터팬증후군과는 다르다고 지적한다. 피터팬증후군과 키덜트는 어린 시절을 그리워한다는 심리적 측면에서 비슷하지만 책임감 없이 어린아이처럼 되고 싶어하는 피터팬증후군과 달리 키덜트는 정상적인 심리 상태와 현실적인 행동을 바탕으로 한다(내일 추가해야할 것 같아요)
 한편, 내수시장이 약한 것도 국내 키덜트 문화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키덜트 시장이 커짐에도 불구하고 키티, 리락쿠마, 레고, 피규어 등의 수입품·완구 위주로 키덜트 상품이 발달해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키덜트 시장규모는 6조 원이고 미국은 약 12조~15조 원에 이른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월, 블록과 RC모형을 비롯한 다양한 아트토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2014 서울키덜트페어’가 열렸다. 자체적인 키덜트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쌓고 있는 ‘네모 네모 로보트’의 준말인 모모트가 대표적 사례다.
 백승국 우리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소비자연구차원에서 본다면 캐릭터 산업과 연결시키면 키덜트는 눈여겨 볼만한 소비계층이다”라며 “키덜트 족들의 심리적인 매카니즘을 이해하는 콘텐츠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키덜트가 확산되는 반면 키덜트 족들과 관련한 콘텐츠는 활성화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소비 취향을 존중해 게임, 음악 등의 다양한 분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유정 기자  313601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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