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서울 광화문 광장과 청와대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별법과 진상규명에 관한 집단 농성을 몇 달 째 이어가고 있다. 최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반대 성격의 두 가지 농성이 동시에 열렸다.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동상 인근에서는 세월호 특별법에 찬성하는 세월호 유족 등의 단식농성이 진행되고 있는 반면 지난 6일 세월호 특별법에 반대하는 한 보수온라인단체 회원이 광화문 광장에서 ‘폭식 투쟁’을 벌인 바 있다. 이에 세월호 유족 측 농성장 쪽에 있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곧이어 ‘세월호 특별법을 찬성한다’는 노란색 팻말들이 세워졌다. 광화문광장 주변에선 각자의 주장이 충돌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Inha View
“세월호 유족들의 뜻을 이해한다. 어떤 뜻이든 ‘표현’됨으로써 다른 사람이나 사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더욱이 그것이 타인의 논리와 반대될 때는 갈등이 야기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회에 부당한 일이 있을 때 이를 감시, 비판, 변화시키려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자 권리다. 조용히 마음으로 애도하고, 평화롭게 대화함으로써 쉽게 이뤄진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광화문이라는 공간에 가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박수진(22)

“광장의 과격한 시위에 규제가 필요하다. 시위는 민주적인 사회에서만 행해질 수 있는 행위다. 광장도 민중들이 모여 의견을 모으는 용도로 쓰였던 곳이다.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든 의견을 표출할 수 있고 우리나라는 헌법으로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소수자들의 위치에 있더라도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구성원의 목소리를 경청할 때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국민의 권리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진정한 자유를 위해 어느 정도 규제하는 심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이다현(21)

Focus
 세월호 유족들이 자리를 지키는 한편 세월호 특별법을 지지하는 시민단체와 보수성향의 이들의 충돌은 이번 달 들어 특히 극명한 골을 보였는데 지난 6일 단식 농성을 진행하는 유가족 앞에서 일간베스트(일베) 회원들이 음식을 시켜먹으며 갈등은 한층 더 높아졌다. 이어 지난 9일에 한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는 개밥과 개집을 준비해 일베 회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3일에는 일베 회원을 중심으로 초콜릿을 광장에 뿌리는 등의 행동이 이어졌으며, 단식을 하는 유가족 앞에서 햄버거를 먹고 ‘인증샷’을 찍는 모습도 여전했다.
 광화문 광장에서의 사람들은 세월호 특별법과 여러 이해관계 등으로 대치하며 표현의 자유를 실현 했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를 실현했는지는 미지수다. 자신과 의견이 합치되지 않는 경우 조롱과 힐난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이며 논리적으로 의견을 펼칠 때 더 효율적으로 의견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견이 대치 될 때의 지나친 표현은 자신의 주장에 도움이 안 될 뿐더러 타인의 인권을 밟을 수 있다. 이는 예부터 어렵게 쟁취한 권리인 인권을 짓밟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우를 범하는 일이다. 자유를 얻고 싶다면 그에 따르는 책임도 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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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won23@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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