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건물 곳곳에 설치된 자판기는 매일 아침 1교시 강의를 듣기 위해 일찍 학교에 도착하는 학생들보다 늘 한 발 앞서 채워진다. 학생들이 시간을 불문하고 언제든 교내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데에는 매일 자판기 관리 및 위생에 힘쓰는 근로 학생들의 노력이 있다.
 자판기 근로학생은 매일 오전 8시 30분까지 교내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에 2명씩 팀으로 모인 뒤 각자 맡은 건물로 출발해 일을 시작한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부분 10시 30분 정도에 일을 마친다. 일을 마친 뒤 다시 생협에 모여 잔돈을 반납하고 일계 내역을 정리하는 작업까지 모두 마무리하면 대략 2시간 30분 가량이 소요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오전 타임에 집중적으로 편성돼 일하는 편이지만 오후 시간을 담당하는 학생도 있다. 오후 시간을 담당하는 학생들은 자판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수리하는 AS 작업을 하거나 많이 팔린 음료수를 다시 채워 넣는 일을 한다.
 가장 중요한 업무는 일계와 수금인데, 매일 자판기에서 각 음료수가 판매된 개수를 기록하고, 잔돈을 채워 넣는 등의 일이다. 2명이 한 팀이기 때문에 한 사람은 일계를 담당하고 다른 사람은 수금을 하는 식으로 번갈아가며 일을 한다. 이를 마치면 자판기에 음료수를 채워 넣고, 커피 자판기를 세척한다. 한 달에 두 번씩 커피 자판기의 내부를 전부 빼내고 대청소를 하기도 한다.
 6호관에서 자판기 근로 일을 하고 있는 소원선(고분자·4) 학우는 자판기 근로의 장점에 대해 “매일 아침 8시 30분까지 출근해서 일을 하기 때문에 하루를 규칙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판기 근로를 하며 겪는 고충으로 “변수가 많다는 점이 어렵다. 일이 밀릴 경우 자칫 쉬는 시간에 학생들과 동선이 겹치는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일하고 있는 6호관의 경우 내부에 커피 창고가 있어서 부족한 음료나 재료를 바로 가져와 채울 수 있지만, 내부에 창고가 없는 건물의 경우 다른 건물에서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번거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내 자판기를 이용하는 학우들에게 “자판기 위생에 대해 학우들이 걱정할 수도 있을 텐데 매일 근로 학생들이 세척도 하고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위생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혹시 거스름돈을 받지 못했거나 기계에 이상이 있을 경우 생협으로 연락하면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음료수 곳곳에는 자판기가 무리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이른 아침부터 노력하는 자판기 근로 학생들의 노고가 숨어 있다는 것을 한번쯤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김다빈 기자  dabin3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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