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방영된 ‘좋은나라 운동본부2’의 ‘이런 법이 어디 있어요?’ 코너에서는 지하철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성범죄 현장을 방문했다. 방송에서는 △전동차 내에서 여성의 몸에 밀착해 치마 속에 손을 넣고 엉덩이를 만지거나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 부분을 여성 쪽으로 향하게 해 몰래 사진을 찍는 피의자의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방영돼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이와 같이 국내 성범죄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된 것은 사실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최근 교단에 선 교사가 학생을 유린하고, 우리나라에 방문한 외국인들이 성범죄의 대상이 되며, 군?공무원 그리고 공직자가 성범죄의 주체가 되는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정말 사회의 곳곳에서 가지각색의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야말로 ‘만연’이란 단어와 딱 어울리는 실정인 것이다.
 이에 필자는 상황을 개선하고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방법이 성범죄에 대한 처벌수준을 강력하게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취재과정에서 여러 전문가들은 정부가 친고죄를 폐지하고, 양형기준을 올리며 각종 성범죄 특별법을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술과 약물에 취한 상태였을 때면 감형까지 해주는 기준을 없앴기 때문에 이미 국내 성범죄에 대한 처벌 수준이 약하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시민의 법 감정과 실무자들의 판결에 거리가 있어 처벌이 미약하다고 느껴지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성범죄자에게 내려지는 처벌이 가볍다고 느끼고 이에 대해 공분하며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한다면 법을 집행하는 실무자들이 이러한 체감을 고려해 보다 무거운 처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국가를 지키고, 국가의 녹을 먹는 군인과 공무원들이 저지르는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미약하고 심지어는 재판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이와 같은 경우 더욱 엄중히 처벌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취재 중 알게 된 성범죄 피해자들의 지원 예산 중 일부는 확대되는 비율이 적거나 혹은 3년 째 동결 중이라고 밝혀져 기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물론 인터뷰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피해자의 신체적?심리적 치료에 대한 지한 예산을 대폭 확대해 지원 중이며 앞으로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라는 답변을 듣고 나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하지만 피해자에 대한 지원과 배려가 국가적 차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널리 퍼져 성범죄가 정말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만큼 흉악한 범죄이고, 피해자를 돌이킬 수 없는 강으로 떠미는 행위라는 인식이 뿌리내리기를 바란다. 성범죄가 근절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강기쁨 기자  glee93@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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