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능이 끝난 후 수험생들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조사하면 연애, 여행 등과 함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다.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은 학생이란 신분에서 벗어나 사회에서 자신의 노동력을 처음으로 제공해 그에 합당한 보수를 받아 자신의 원하는 물건을 아니면 등록금을 충당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어린 수험생들은 알바가 끝난 뒤 처음으로 사회를 알게 되고,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도 하지만, 자신의 정당한 근로에 대한 대가를 합당하게 받지 못해 억울한 일이 생기는 것도 부지기수다. 평소 인하대학신문을 애독하는 독자로서 지난 제 1213호의 3면에 나온 아르바이트 관련 기사를 주의 깊게 봤다. 이러한 현상은 어쩌면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도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성적지상주의 사회에서 최고로 칭송받는 모범생은 성적이 좋은 학생, 즉 어른들의 말을 가장 잘 듣는 학생이자 주어진 지식을 잘 수용하는 학생이다.
  토론과 발표보다는 암기와 문제풀기에 급급한 지금의 교육현실에서 학생들은 자기의 의견을 표현하는 능력보다는 단순한 지식의 습득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습득능력이 과도하게 발달하면 불합리한 상황에서도 참거나 적응하는 것이 익숙해진다. 실제로 알바 후에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원래 그 사업장은 그렇다’는 반응이었다. 세상에 원래 그러한 것은 없다. 그리고 엄연히 근로기준법 하에 명시된 강행법규를 사업주 임의로 학생들의 노동력을 갈취할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어린 학생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어른들의 말에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예의가 없다고 생각하는 문화권에서는 더욱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교육인 노동법 교육이 필요하다. 유럽국가에서는 초중고 시절부터 수업시간에 모의 단체교섭을 해보는 시간이 있다고 한다. 이처럼 최소한의 근로계약서 작성연습과 실정법에 나와 있는 기본적인 권리 정도는 알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말에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다. 또한 독일 법학자 루돌푸 폰 예링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고 했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기 위해서는 제대로 알고 주장해야 한다. 실제로 필자의 아는 친구는 아르바이트 후 합당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고 근로기준법 책을 들고 직접 사업주에게 보여주니 아무 말도 못하고 임금을 지급했다는 일화도 들어보았다. 정당한 권리를 갖기 위해서는 청소년 시절에 최소한의 노동법교육은 필요하다. 그리고 정당한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의식이 전 사회적으로 퍼질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조민정 학우  jy_100@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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