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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를 찍어야 할 때

올여름, 세계에 불어 닥친 ‘얼음물 샤워’ 열풍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ange)’란 미국루게릭협회(ALS)에서 루게릭 환자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으로 처음 시작됐다.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영상을 SNS에 올린 사람이 다음 대상자 3명을 지목하는데 이들 3명은 24시간 이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ALS에 100달러를 기부하는 것이 기본 규칙이지만 많은 참여자들이 두 가지를 같이 병행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초반에는 유명 연예인들의 문화로 인식됐지만 현재는 우리학교 학우들도 참여하는 문화로 변화했다.
한편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본래 의미에서 퇴색된 것이 아니냐는 모난 소리들도 등장한다. 프로그램 홍보 취지로 도전하는 등, 자유가 지나쳐 방종이 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너무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전자의 비판은 당연한 것이지만, 후자의 비판은 과연 정당한가 생각해볼 문제다. 관점의 차이일 뿐인 비판은 단순한 비난에 그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비난과 따가운 눈초리도 그만큼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가능한 일이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ALS 기부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약 26만 명이 이 행사에 참여했으며 지난달 17일까지 ALS에 답지한 기부금은 1천 330만 달러(한화 135억 5천 만 원)에 달했다. 이처럼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는 자발적인 기부 행사가 있었던가. 차가운 얼음물을 뒤집어쓰지만 마음은 훈훈한 기부 행렬이나 다름없다. 어떤 분위기가 옳다, 그르다를 떠나 그 기부행렬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훈훈한 광경이 아닌가 싶다. 꼬투리를 잡는 게 이어지다보면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말 그대로 차갑게 식은 양동이가 돼 버릴 것이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
요즘 아이스 버킷 챌린지 뿐만 아니라 사사로운 사건에 대해 아니꼬운 시선을 던지는 것들이 유독 많아진 기분이다. 국가에 좋지 않은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며 사회가 예민해져 있는 상태이고 국민들 민심 또한 안정되지 못하니,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때로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처럼 어느새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 자체만으로 논란이 불거진다.
현대 한국사회는 서로의 불만을 토로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느낌표가 남발한다.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쉼표다. 문장에서 넣어야 할 곳에 쉼표를 넣지 않으면 전달력이 떨어지거나 엉뚱한 의미로 변질될 수 있다. 마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잠시 마음의 쉼표를 찍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백종연 편집국장  jy_100@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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