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득 쌓인 안 입고 버려진 옷들
지속가능한 디자인 통해 새롭게 태어나

 최근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의 대안으로 슬로우 패션(Slow Fashion)이 제시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에 소속된 재활용디자인 사업부의 명칭이자 생산되는 제품의 브랜드 명칭인 ‘에코파티 메아리’는 슬로우 패션을 지향하고 있다. 기자는 재활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에코파티 메아리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점을 찾아갔다.
 가게가 개장하기 전인 이른 시간임에도 황용운 그린사업국 에코디자인사업팀장은 기자를 반갑게 맞이해 공방을 소개시켜줬다. 아름다운가게 지하에 위치한 공방은 넓었다. 들어가니 재활용되길 기다리는 옷들이 소재와 용도에 맞게 분류돼 박스에 담겨 높게 쌓여있었다. 황 팀장은 “근처에 있는 되살림터에서 사용되지 않은 옷들을 받아오는데 버려진 옷뿐만 아니라 안 입는 옷들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공방은 철저히 분업화돼 있었는데 처음으로 들어간 방에서는 가죽을 정리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쇼파나 가죽소재 옷의 자투리 가죽을 재활용하기 좋게 다듬고 있었는데 재활용 가죽 의류 외에도 가죽을 다루는 공장 등에서 자투리 가죽을 직접 받아오기도 한다.
 다음으로 들어간 곳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상품을 만드는 곳으로,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한 쪽에는 완성된 제품이 출고를 기다리며 한가득 정리돼 있었다. 황 팀장은 “이러한 재활용 상품은 각지의 아름다운가게로 배송되며 홍대에 위치한 ‘텐바이텐’ 등의 가게로 출고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재활용된 천이나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디자인이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고용된 전문 디자이너가 전 상품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었다.
 버려지거나 사용되지 않는 의류폐기물이 늘어났다는 기사를 종종 접했지만 실제로 눈으로 보니 그 양이 정말 방대했다. 지하에 있는 것은 그 중의 일부라 하니 얼마나 많은 옷이 사용되지 않은 채 버려지는 것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에코파티 메아리가 슬로우 패션을 지향하는 만큼 우리나라 국민들도 버려지는 옷들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의류를 구입하고 사용하는데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

이유정 기자  313601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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