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과 빠른 회전율 특징
환경오염, 인건비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 남아있어

최근 패션 시장에서 SPA 브랜드(이하 스파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패스트 패션’ 열풍이 불고 있다.
스파 브랜드는 지난 1986년 미국 청바지 회사 갭(GAP)이 도입한 개념으로, △전문점(Speciality retailer) △자사 상표(Private label) △의류(Apparel)의 첫 글자를 조합하여 만든 명칭을 뜻한다. 이는 패스트푸드처럼 빠르게 제작돼 빠르게 유통된다는 의미에서 최근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들어 패스트 패션은 국내외브랜드가 모두 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국내 패스트 패션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08년 당시 5,000억에서 지난 2012년 2조 5,000억 대로 팽창했다. 또한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스파 브랜드 3사(△유니클로 △ZARA △H&M)의 매출액 합계는 지난 2008년 1,069억 원에서 지난 2012년 7,988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스파 브랜드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문제점 또한 존재한다. 지난 3월 EBS 다큐멘터리 ‘하나뿐인 지구-패스트 패션이 말해주지 않는 것’에 의하면 패스트 패션의 저렴한 가격은 값싼 재료가 아닌, 제3세계 국가의 저렴한 인건비에서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환경오염의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로 불과 2주일 내에 매장 내 상품의 70%가 신규 상품으로 교체되는 스파 브랜드 특유의 빠른 회전율은 △의류제품 생산에 따른 과다한 에너지 사용과 탄소 배출 △염색과 가공에 사용되는 유해 약품의 사용 △폐수 배출 등으로 인해 환경오염을 가속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지난 2012년 환경통계포럼의 발표에 의하면 국내 스파 브랜드 시장 규모가 늘어나면서 의류폐기물 발생이 지난 2007년 4만 5,807건에서 지난 2011년 7만 1,905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 또한 스파 브랜드를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일회성 소모품으로 가볍게 여기고 있다. 이모 양(21)은 “겉옷처럼 오래 입는 옷의 경우에는 가격대가 있는 브랜드를 이용하지만 스파 브랜드는 주로 티셔츠나 바지 등을 가볍게 입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패스트 패션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다양한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다. 해외 스파 브랜드인 유니클로와 H&M은 고객들이 매장에 옷을 다시 기증하면 이를 난민 캠프나 불우이웃을 돕는 방법으로 활용해 지속가능한 정책을 실현하고 있다. 또한 스파 브랜드 ZARA는 오는 2020년까지 전세계 86개국 6,000여 점포는 물론 앞으로 런칭할 모든 매장을 친환경화하며 제품 생산 시 물 사용량을 50%, 전기에너지를 30% 이상 절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패스트 패션 뒤에 가려진 다양한 문제에 주목해야 하며, 이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영주 우리학교 의류디자인학과 교수는 “쓰레기 발생이나 자원 낭비 등의 문제가 있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을 주의해나간다면 변화가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bin3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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