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 조장 및 중범죄 초래 위험 있어
전문가, “서로를 배려하는 선진 주거문화 정책돼야”

최근 주민 간 층간소음 문제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아 사회적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한 주택의 아래층에 사는 김모 씨가 층간소음 문제로 위층 이웃과 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러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결국 지난 1월 징역 7년을 선고받아 충격을 줬다.
층간소음은 주로 다세대주택이나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느끼는 것으로, 주택법 상에서는 △아이들이 뛰는 소리 △문 닫는 소리 △애완견이 짖는 소리 △늦은 시간이나 이른 시간에 기기를 사용하는 소리 △화장실이나 부엌에서 물 내리는 소리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층간소음 문제는 이웃 간의 불화를 조장하고, 심할 경우 중범죄를 초래하기 때문에 심각한 실정이다. 실제로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11월 국민 3,0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층간소음 관련 설문조사 결과 79%가 층간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층간소음과 관련된 법령의 경우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서 층간소음의 허용기준인 공동주택 바닥층격음을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각 층간의 바닥두께는 210mm 이상이어야 하며, 바닥층격음은 경량층격음 58dB 이하, 중량충격음 50dB 이하의 구조가 돼야 한다. 또한 ‘주택법’에 의한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의 경우, 소음을 유발하는 세대는 소음 방지용 매트 등의 소음방지 시설을 구비해야 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층간소음 문제가 지속될 경우 양측 주민 모두에게 정신적 피해를 야기한다고 말한다. ㈜카나 건축음향사업부 관계자는 “아이들이 뛰는 소리나 런닝머신 소리 등으로 갈등을 빚는 사례가 많은 편”이라며 “처음 건물을 지을 때부터 층간소음에 대한 고려를 해야 본질적으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층간소음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한 시와 정부는 여러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층간소음, 우리 같이 해결할 수 있어요’라는 주제로 층간소음 공감 엑스포를 개최했다. 해당 엑스포는 층간소음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 및 인식제고를 위해 △층간소음 체험관 △층간소음 힐링관 △공감전시회 등으로 구성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도 지난해 12월 이웃을 이해하고 배려하자는 취지로 층간소음 체험관을 만들어 주민들의 인식개선을 독려했다. 또한 공동주택 주민들이 직접 층간소음 조정과 해결에 힘쓰고 있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은평구의 한 단지 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이웃 사랑해’라는 주민자율조정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웃 사랑해’는 층간소음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담은 ‘주민협약서’를 만드록 민원접수 및 분쟁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공동주택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 및 인식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승직 우리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8일 서울경제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거주자의 생활 패턴을 고려한 소음 노출 시간과 소음 크기를 고려한 공동주택의 소음 한계 규정이 필요하다”며 “층간소음 해결책은 구조적 시스템 개선도 중요하지만 이웃을 배려하는 선진 주거문화 정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bin39@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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