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 편리 뿐 아니라 ‘즐거움’ 찾는 소비자들
상업성 지나치게 강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 위해 감성을 자극하는 이른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란 어떠한 대상에 담겨있는 의미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제시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마케팅 기법을 의미한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소셜미디어의 특성을 활용해 △SNS드라마 △앱소설 등의 컨텐츠를 개발하는 ‘바이럴 마케팅’ 등 타 마케팅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일례로 하나투어는 지난 2011년 8월, 고객에게 쉽고 재미있게 어필하고자 평범한 직장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도심 속의 짜릿한 일상 탈출’이란 스토리텔링 형식의 일정표를 사용한 홍보를 통해 해당 상품의 주중 및 주말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이 각광받는 이유는 변화한 소비자의 소비 성향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소비자의 상품구매 결정요인이 기능‧편리와 더불어 그 상품을 사용할 때의 ‘즐거움’에 중점을 두게 되면서 기업의 판매방식도 이에 맞게 변화한 것이다. 또한 장기적인 경기 불황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느끼는 불안함을 위로받고자 하는 소비자의 심리가 반영돼 있기도 하다. 실제로 코카콜라는 지난 1월 6일 제품 라벨에 호칭이나 메시지를 표시한 스토리텔링 패키지 ‘쉐어 어 코크(Share a Coke)’ 제품 22종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에는 ‘우리가족’, ‘자기야’, ‘친구야’ 등 호칭이나 ‘잘될거야’, ‘사랑해’, ‘최고야’ 등 메시지가 적혀 있다. 마케팅전략연구소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스토리텔링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글, 이미지, 미디어 등 다양한 형태로의 표현도 가능하다”라며 “스토리텔링을 통해 소비자들은 공감이 내재된 위로를 얻고, 이는 입소문과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성행인 한편, 지나친 상품 홍보에만 치중된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의점 또한 존재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불명확한 경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 2012년 4월에 방영된 ‘마몽드’의 한 화장품 광고는 여주인공이 명품가방을 사기 위해 씀씀이를 아끼며 돈을 모으지만, 결국은 남자친구를 사귀어 명품가방을 선물 받는다는 내용으로, 명품가방을 받기 위해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것처럼 연출돼 많은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았다. 김용태마케팅연구소 관계자는 “상업적이거나 홍보적인 느낌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우려가 있다”며 “전달하고자 하는 브랜드의 이미지와 컨셉이 스토리 속에 분명히 드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처럼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육상효 우리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최근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주구매층인 젊은 층의 엔터테인먼트 선호 성향과도 맞아 떨어지므로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며 “상품 홍보라는 메시지와 스토리텔링이라는 오락적 요소가 프로모션 안에서 어떤 비율로 혼합되는가 하는 것이 마케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bin39@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