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평균보다 2배 이상의 수치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 자리를 9년째 지키고 있는 수치로 알 수 있다. 이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외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살’이라는 단어조차 입 밖으로 쉽게 내뱉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본지 기자가 인터뷰를 위해 인천광역시 자살예방센터를 방문하려고 지나가는 학생들과 어른들에게 위치를 물어봤었는데 모두 전혀 모르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살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도 있었다. 결국 센터를 찾아가긴 했지만 자살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인식을 직접 겪으니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양희남 부센터장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자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여러 가지 오해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정말로 자살하려는 사람들은 겉으로 표출하지 않고 속으로만 생각한다’는 사람들의 잘못된 통념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귀 기울여보면 우울 증상이나 태도의 변화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살을 암시하는 행동이나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한다. 또한 자살하려는 사람을 ‘인생의 실패자’라고 여기는 인식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말에 깊은 공감이 됐다. 자살의 원인은 매우 다양해서 자살이 실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돈, 지위, 연령,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 사회 속에서 자살은 부정적으로 여겨지고 오해가 많은 존재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표현하기를 꺼린다. 가족에게도 잘 말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혼자 속으로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1세부터 99세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있다는 24시간 자살예방 상담전화번호 뒷자리 ‘0199’의 의미와는 역설되게 말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힘든 순간은 오기 마련이다. 자살이란 단어를 거꾸로 하면 ‘살자’이고 ‘괜찮아, 잘될꺼야’란 유명한 노래가사처럼 주위를 둘러보면 힘내라고 이야기하는 메시지가 곳곳에 존재한다. 이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변을 보며 힘을 얻고 힘들 때는 언제든 거리낌 없이 기관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

이은서 기자  sdic77@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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