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 4월 7일은 ‘신문의 날’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의 창간일이기도 하다. 1957년 4월 7일 창립된 한국신문편집인협회는 ‘독립신문’ 창간 61주년을 맞아 4월 7일을 ‘신문의 날’로 제정했다. 언론계는 매년 이 날 ‘독립신문’의 구국이념을 본받으며 민주·자유언론의 실천의지를 새롭게 다짐했다. 그런데 신문의 날이 제정된 지 반세기를 조금 넘긴 무렵, 언론의 역할을 도맡아왔던 신문 산업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각종 디지털 기기가 보급됨에 따라 사람들은 더 이상 가판대에 놓인 신문을 찾지 않게 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표한 ‘2013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서 종이신문 이용률은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인 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이동형 인터넷을 통한 신문 이용률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Focus :  요즈음 우리사회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가장 먼저 ‘스마트폰 시대’라는 말이 떠오를 것이다. 과거에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종이신문을 보며 하루를 맞이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굳이 불편하게 종이신문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통해 필요한 것들을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신문 산업의 쇠퇴는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이전인 인터넷 시대에서부터 점차 시작됐지만, 모바일 미디어의 위엄 아래 신문 산업은 이제 빠른 속도로 그 고유의 길을 잃어버리고 있는 듯하다. 조금 과장해서 위험한 발언을 하자면 머지않아 종이신문의 몰락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를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실제로 신문 정기 구독률이 15년 넘게 단 한 해도 빠짐없이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보면, 신문 산업의 미래가 그리 밝지 못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은 어찌할 수 없는 숙명이거니와, 필자는 언론인의 꿈을 품은 한 사람으로서 신문 산업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편리한 디지털기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종이신문 특유의 색깔에는 점차 무뎌져 가고 있다는 사실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면서도 씁쓸하다. 한 기관에서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종이신문을 수식하는 단어’에 대해 조사했는데, ‘딱딱한’, ‘오래된’, ‘지루한’ 등의 부정적인 단어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한다. 이는 비단 인터넷이나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종이신문에 대한 사람들의 기본적인 인식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미?흥미 위주의 콘텐츠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현재 우리사회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정제된’ 콘텐츠만을 보여주는 종이신문은 자칫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추세에 맞춰 신문 산업도 이제는 다각도로 ‘버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기사를 게재하는 방법이다. 아예 처음부터 종이신문을 발간하는 언론사가 아닌 온라인 언론사가 설립되기도 한다. 얼핏 보면 신문 산업도 제 갈 길을 찾아가는 듯 보인다. 그러나 ‘신문의 디지털화’에 따라 부정적인 결과들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자극적인 광고배너가 기사 주변에 여기저기 붙어있고, 일부 기자들은 일명 ‘낚시성’ 기사를 게재해 이윤추구에 급급하기만 하다. 언론의 기본적 역할에 충실하기보다는 ‘충격!’등의 제목으로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신문 산업, 그 중에서도 특히 종이신문 산업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여기저기서 들려오던 말이다. 만약 그것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숙명이라면 그것 자체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새롭게 부상하는 다른 분야의 신문 산업이 종이신문을 대체하고자 한다면 종이신문의 ‘정제된 콘텐츠’를 비롯해 언론의 기능에 충실하려고 했던 초기 언론인들의 ‘정신’만큼은 그대로 가져가는 게 옳지 않을까.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요소들에 눈이 멀어 언론의 ‘뿌리’까지 잃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안은정 기자  aej365@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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