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에서 가장 빨리, 그리고 많이 배우는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술’이라고 생각한다. 학기 초, 새내기들이 막 입학해 각종 오리엔테이션, 개강총회 및 다양한 행사가 꽃피울 시기에 빠지지 않는 것이 술자리이다. 일명 배주, 폭탄주, 의리주 등… 이유가 있어서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술이 있어서 이유를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월 초 후문가를 보면 취한 후배를 챙기는 선배들의 쩔쩔 매는 모습을 비롯해 각종 실랑이 모습, 취한 학우를 위해 숙취 음료를 사가는 모습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필자도 아마 그 무리 중 하나였을 것이다. 우리학교 뿐만 아니라 학기 초나 축제 기간이 되면 음주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번져 가는 일그러진 술 문화의 상처가 곪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건전한 음주 문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야 한다.
우리는 술자리를 통해 각종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계기를 얻는다. 더불어 각종 대학생활 정보와 조언을 주고받으며 선후배와 동기간 네트워킹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어색하게 있다가도 술이 들어가면 말문이 트이니, 술이 마치 사교성을 촉진시켜주는 매개체처럼 인식되곤 한다. 어느 정도는 동의하는 바이다. 술 한 잔 건네며 속 깊은 얘기를 하거나 평소에 잘 하지 못했던 말들도 취중진담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하곤 하니까. 그러나 과도한 술에 못 이겨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하면 문제가 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다음 날 민망해하며 낯부끄러워 하지 않으려면 스스로의 주량에 맞게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억지로 술을 권하는 풍습이 아직도 남아있다면 그 풍습을 타파해야 한다. 폭음 혹은 술이 강요되는 그릇된 음주 문화가 만연한 행사라면 그 행사는 없어지는 게 마땅하다. 틀을 깨는 것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당연한 것이 돼야 한다.
술은 동전의 양면처럼 상이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한 쪽 면을 바라보고 치우친 편견을 가지기보다 적절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 술이 사교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젊음의 열정을 감안하다고 해도 과도한 음주와 그에 따른 풍속의 일탈은 용인하기 어렵다.
술에 취하는 것도 젊음의 특권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폭음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젊음의 특권은 술을 마시고 취하는 게 아니라 술을 즐길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술을 아예 금지시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며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3월 달은 후문가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학우들의 모습이 조금 줄어들길 바란다.
 

백종연 기자  jy_100@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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