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에프(IMF)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2012년 1인당 국민소득(GDP)은 23,113불로, 조사대상 192개국 중 33번째로 높다. 구매력을 기준 국민소득(GDP PPP)은 이보다 더 높은 32,272불로 187개국 중 27위다. 필리핀 등 웬만한 동남아 국가보다 못 살았던 1960년대의 시각에서 보면, 지금 우리 국민들은 천국에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행복해 하지 않는다. 2012년 151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각국 국민들의 행복지수(Happy Planet Index)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는 27.5로 60위에 머물렀다. 또한 OECD의 2013년도 회원국의 행복지수(Happiness Index)를 보더라도, 34개 회원국 중 한국은 삶의 만족도(life satisfaction)는 26위로 소득수준에 비해 훨씬 낮을 뿐 아니라 회원국 중 거의 최하위에 속한다.

왜 그럴까. 2009년에 발표된 서울대 교수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개인과 국가 모두 성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우리나라의 경우 56.84%로 스웨덴(39.17%), 멕시코(36.18%), 일본(34.47%)은 물론 미국(45.93%)보다 높다. 2011년 연초에 실시한 조선일보의 국제비교에서도 ‘돈이 있어야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92%로, 우리나라 국민의 물질적 성장에 대한 집착은 조사대상 10개국 중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09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지수는 27개 OECD 회원국 중에서 네 번째로 높고 사회갈등으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1년 예산에 육박한다. 행정부가 의회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선거 등 정치적 경쟁에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배제되어 있고, 정부의 정책적 일관성과 갈등조정능력이 떨어지는 점이 주된 요인이라고 한다.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이 높아진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물질적 성장에 대한 집착이 지나치게 강하고 사회구성원 각자가 자기 몫을 늘리기 위한 경쟁이 법과 규칙의 틀 내에서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정부와 정치인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사회적 갈등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불필요한 비용과 스트레스가 많아질 것이고 행복감은 줄어들 것이다. 이제는 물질적 성장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버리고, 법과 규칙의 틀 내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면서 낙오자에게도 최소한의 생계는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정치인, 부유층, 학자 등 사회적 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일반 국민들도 남 핑계대지 말고 자신부터 생각과 행동을 바꾸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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