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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만남 그리고 대화] 이지희 세인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긍정적 사고로 광고계를 이끄는 당당한 여성 CEO '이지희 대표'
   
▲ 박보연 기자 boyeon@inhanews.com

우리 주위에는 수많은 광고들이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 TV매체를 통해 방송되는 형태부터 신문광고, 그리고 최근 관심 받고 있는 옥외광고까지 무수히 많은 광고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고 많은 광고 회사들이 이를 제작한다. 1992년 세인이란 작은 회사로 시작한 (주)세인커뮤니케이션즈는 ‘감각적이고(Sense) 감성적인 이미지로(Emotion) 지적인 아트웍을 만들어 내는(Intelligence) 새로운 커뮤니케이션회사로 발전한다(New Communication)'는 가치를 바탕으로 20년간 성장해왔다. 20대 젊은 나이에 시작해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 온 이지희 대표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쇄광고란? “정지된 화면에 모든 걸 포괄하여 소구하는 점이 매력”

광고하면 흔히 영상광고를 떠올리는데 영상광고와 인쇄광고는 차이가 있어요. 먼저 문맥 상 의미를 보면 영상광고는 시각과 청각에 의존한 광고이며, 인쇄광고는 오로지 시각에만 의존한 광고예요. 그래서 인쇄광고는 강력한 비주얼과 헤드카피로 보는 이를 사로잡아야 해요. 시선을 끄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어요. 영상광고로 대표적인 TV광고를 예로 들면 CF는 15초 사이 끝나버리기 때문에 짧게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감성적 이미지를 앞세워 호소력과 대중 장악력이 강해요. 반면 인쇄광고는 구체적 정보가 많이 담겨있어요. 그래서 이성적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렇다고 인쇄광고에 감성마케팅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에요. 결국 실제 마케팅에선 이 둘의 적절한 배합이 중요해요. 정리하면 ‘감성적 판단을 자극해 먼저 갖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도록 만드는 것이 TV광고이고, 갖고 싶다는 마음이 구매로 이어지도록 구체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인쇄광고다’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아이디어 발상법 “긍정적 생각과 다양한 경험이 바탕”

아이디어를 빼고 광고를 이야기 할 수는 없어요.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 스트레스를 줄여야 해요. 쌓인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답답하고 우울해지고 분노가 생겨서 밝고 화사한 크리에이티브가 안 나와요. 순수회화를 하는 예술가들은 자기 내면의 상처나 추상적인 것을 작품으로 표현해서 어떤 작품은 괴기스럽기도 하고 또는 무섭고 우울하게 느껴지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커머셜 광고는 상업적으로 풀어야 하기 때문에 예쁘고 알아보기 쉬워야 하고 주제가 확실해야 해요. 그래서 저는 내면에 스트레스를 없애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려고 노력해요. 스트레스를 없애려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즐겨야 하는데 자신만의 취미를 갖는 게 큰 도움이 돼요. 저는 한증막을 즐기는데 한증막의 삼각형 구조가 갖는 마력에 빠지면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다양한 생각이 떠올라요. 또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 나쁜 것을 탐닉해보는 것도 필요해요. 그 예로 저는 30대 중반에 술을 통해 망가져 보고 주사도 부려보고 목소리도 크게 내보면서 제가 몰랐던 부분의 감정을 느꼈어요. 술이 주는 감정의 기복이 너무 다양해요. 그러다보니까 제가 풍부해지더라고요. 결국 중요한건 다양한 경험을 즐기는 거예요. 그런 모든 활동이 자연스럽게 녹아져서 결국 아이디어로 표현되는 것 같아요.

아이디어 공모전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조언 “주어진 것에 국한된 생각 대신 사고의 확장 필요”

요즘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광고 관련 공모전에 참여하는데 그런 공모전을 준비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어요. 우선 사람들의 아이디어는 대개 비슷비슷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생각해 낼 수 있는 식상한 콘셉트는 본선에 진출하기 어려워요. 가령 컵을 홍보하는 문구로 “우리 컵이 제일 좋아요”라는 카피만큼 재미없는 작품은 없을 거예요. 1차 탈락작들의 대부분이 그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사실을 꼭 염두에 두세요. 그리고 아이디어를 얻고자 할 때 그 공모전에 관련된 분야만 파고들지 말고 다른 분야와의 융합, 벤치마킹 등이 필요해요. 예를 들어 헌혈공모전이라고 해서 헌혈, 혈액만 보지 말고 폭넓은 사고와 유연성을 가져야 해요. 다시 말해 내게 주어진 것에 국한되게 보지 말고 사고의 폭을 넓혀 서로 다른 두 개의 다른 속성을 접목해서 풀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해요. 그 대신에 속성은 맞아야 됩니다. 그리고 벤치마킹할 때 유의해야 할 점도 있어요. 완전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순수예술이든 디자인이든 주로 시작은 모방입니다. 그러나 모방의 단계에서 벗어나 독창적이거나 개성적인 자신만의 표현이 이루어져야 진정한 가치를 갖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해요.

여성 CEO로서의 삶 “여자라는 성 정체성을 깨고 남자와 똑같이 즐길 수 있는 성격 필요”

저는 여성들의 원만함이 광고계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여성은 자극적이거나 공격적이지 않아 상대방과 비교적 쉽게 소통할 수 있어요. 남자들은 라이벌적인 측면이 강해서 자기 영역을 지키고 싶어 하지만 여자들은 구성원을 끌어안는 모성애가 있어 관계를 원만하게 끌고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여성으로서 회사를 이끌면서 어려움도 있었어요. 일이라는 게 처음에는 공적으로 만나지만 그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저는 여자이지만 제가 상대하는 기업의 대표나 상무, 부장들은 다 남자예요. 그러다 보니까 간혹 남과 여가 만나는 자리가 되기도 하고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고객도 있어요. 저는 굉장히 털털하고 남성적인 측면이 강한 편인데도 그런 면에서는 힘들 때가 있었어요. 사적인 관계를 거절하면 일이 딱 끊겨요. 그래서 제가 돈을 많이 못 벌었어요, 근데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여자라는 성 정체성을 깨고 나도 남자와 똑같이 즐길 수 있는 성격으로 가야해요. 그 부분이 상당히 어려운 것 같아요. 결국 진짜 사업을 하려면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처럼 간은 떼야 돼요.

위기극복 방법 “오뚝이처럼 일어나면 준비 된 자에게 다시 찾아오는 기회”

사업을 하면서 힘든 시기도 있었어요. 그 시절을 이겨낸 비결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오뚝이 정신’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쓰러지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났어요. IMF가 오기 전까지는 광고 회사가 정말 잘 됐어요. 그 때는 매킨토시가 처음 보급되던 때라 저처럼 기술력이 있던 사람은 앞서갈 수 있었어요. 일거리가 많아서 밤샘 작업도 많이 했어요. 근데 IMF가 오고 기업들이 광고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할 일이 없어졌어요. 그 때 수입이 줄어든 대신 생긴 게 있었어요. 바로 ‘시간’이에요. 저는 이 시간을 잘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시간이 지금 저에게 굉장한 도움이 됐어요. 실무만 하다 보니까 다시 한 번 이론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학을 졸업하고 10년 만에 석사 공부를 시작 했어요. 다시 공부를 하니까 학생 때 막연하게 듣던 것보다 쉽게 와 닿았어요. 왜 남자들 군대 다녀온 뒤에 정신 차리는 것처럼 사회 경험 후 공부를 하니까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요. 석사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간강사 자리가 들어왔고 지금까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게 됐어요. 결국 힘들고 어려울수록 미래의 비전을 위해서 제2의 준비를 해야 돼요. 제가 힘들었을 때 모든 걸 놔 버렸다면 이미 추락했을 거예요 하지만 오히려 공부하고 준비하니까 다시 기회가 온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픈 키워드 “재미”, “경험”, “잠재력”, “의욕”, “호기심”, “열정”
다양한 분야에서 재미를 느끼고 경험(실습) 하다보면 자신의 소질과 능력을 알 수 있게 돼요. 즉 자신의 잠재력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고 그러다보면 의욕적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 속에서 호기심과 열정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김영범 기자  kyb0701@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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