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에서 방영하기 시작한 드라마 <대물>이 단연 화제이다. 화려한 캐스팅으로 방영 전부터 주목받고 있었지만, 이 드라마가 국민적 화제로 떠오른 것은 아마도 이제껏 정치관련 드라마가 과거의 상황을 복기해보는 수준에 그쳤다면, <대물>은 현재 시점의 한국 정치실태를 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정치계에서는 이러한 <대물>의 내용이 아무래도 눈에 거슬렸던 것 같다. 우선, 주인공으로 나오는 고현정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여당 핵심인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 가장 문제가 되는 듯하다. 다음 대선이 약 2년 앞으로 다가온 이 시점에서 잠재적 대권주자를 다룬 소재가 국민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대물>의 내용이 정치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는 듯하다. 검찰의 성접대 파문이나 정치 비자금 사건이 드러나면서 국민이 정치에 갖는 불신이 나날이 늘고 있는 때에, 쉽게 접할 수 있는 드라마에서까지 이러한 소재를 다루게 된다면 껄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이 드라마의 게시판이나 인터넷 토론 게시판 등에서 드라마의 내용이 회자되는 것을 들여다보면 정치에 분노를 표하거나 냉소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이 있어서인지 방영을 시작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담당 PD와 작가가 교체되었다. 허수아비 언론에서 외압이 없었다고 말한들, 믿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렇게 불안정한 상황에서 방송되고 있는 <대물>에 의해 나타난 가장 큰 문제는 20대가 정치에 꽤나 무관심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드라마에서 다루어지는 주요 사건들에 대해 대부분이 심드렁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으며 심지어 사건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드라마 <대물>은 단순히 정치상황을 표현하면서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많은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다루어지는 정치적 어두운 면을 욕하기 전에 나는 과연 정치에 얼마나 관심이 있었는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이승균(고분자ㆍ3)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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