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화) 국회 헌정기념관 강당에서 ‘주요국의 대학 체제와 한국 대학의 개혁 방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1부 각국의 대학과 학문체제'에서는 4명의 토론자들이 각각 프랑스, 독일, 미국, 영국 대학의 학문 체계의 특징과 배울 점을 모색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서 프랑스사례를 발표한 김경근(전북대 사회교육)교수는 “프랑스 교육의 성공은 교육 민주화의 틀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프랑스인들의 대학에 대한 인식은 소수엘리트들의 특권정도로 생각하는 우리에게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나라도 프랑스처럼 엄격한 학사관리를 위해 무시험입학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독일사례를 발표를 한 이종래(경상대 사회교육학과)교수는 “독일 대학교육의 특징은 공교육 중심주의 안에서 전통적인 국가주의와 평등주의라는 가치체계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도 개인적 자발성과 창의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로 발표한 김영석(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씨는 미국의 대학교육제도에 대해 “경쟁을 강조하는 미국이지만 교육에서 만큼은 단순한 경쟁이 아닌 공정한 경쟁을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영국의 교육제도에 대해 발제한 강영혜(한국교육개발원)씨는 제도교육이 모든 아동들의 실질적인 잠재력 계발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는 점 교육혁신을 위한 정부의 책임과 정부의 개입이 구분되야 한다는 점 대학 연구기능이 지역사회의 발전을 선도 해야 한다는 점 등의 영국교육의 특징에서 시사점으로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2부 한국 대학 개혁방안 모색' 토론회는 정진상(민주노동당 제4정조위원장)씨가 주발제를 하고, 김세균(서울대 정치학과)교수와 김용일(한국해양대) 교수가 반박 및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대학서열체제 타파'를 주된 내용으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주 발제를 한 정 위원장은 서울대 폐지론을 주장하며 “서울대폐지가 공론의 장에 올랐지만 언론은 그것의 본래 취지를 전하기보다는 교육 경쟁력을 해칠 것처럼 왜곡하는 데만 열중하고, 서울대학교도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기보다는 기득권을 지키는 것에만 주력하고 있다”며 “서울대폐지는 단순히 서울대 학부를 없애자는 주장이 아니라, 현재 한국 교육의 모순을 야기하는 주범이 대학 서열 체제이고 그 정점에 서울대가 서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위원장은 “대학 서열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으로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를 도입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서울대학교를 포함한 기존의 국립대학들을 하나의 통합 네트워크로 구성해, 서울대학교는 따로 학부생을 모집하지 않는 대신 학부 강의를 전국의 국립대 학생들에게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세균 교수는 “대학 개혁의 목표는 공공성 강화'가 기본 방향이 되어야 한다”며 “최근의 교육 개혁 논의가 서울대 폐지'에 대한 찬반 구도가 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서울대^비서울대 차별보다 오히려 대졸^고졸 차별이 더 심각할 수 있다”며 “교육운동을 하는 단체들이 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용일 교수는 “현재 학벌은 실체로 존재하며 정 위원장이 대학 서열 체제를 온존^강화시키는 주범”이라며 “특히 관료 권력, 수구^보수적 정당과 교원단체 등 지배 학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교육 권력 등에 대한 좀더 세밀하고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태기원 기자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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