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이 된지 6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 한일 과거문제가 완전히 청산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의 우경화 움직임과 맞물려, 과거청산문제·독도문제 등 민감한 문제들에 대한 한일 양측의 이견은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상의 한일번역게시판에는 한국과 일본 네티즌 사이에 이에 관한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이번 1023호 사회면에서는 한일간의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한국과 일본측 입장을 정리해 본다. 또한 한일번역게시판에서 일본 네티즌들이 생각하는 한일문제에 대한 생각을 함께 들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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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한 지 60여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한일간 독도문제, 과거청산문제, 역사왜곡문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 한미르 등의 포털 사이트에 한·일 네티즌 사이에 교류와 토론을 할 수 있는 '한일번역게시판'이라는 토론장이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토론장의 특징은 98∼99%의 번역률로 한일 네티즌 사이에 타국의 언어를 몰라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데 있다.

이 토론장의 여러 게시판 중 가장 활발한 것은 역사게시판이다. 역사게시판 내에는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 독도 문제, 역사왜곡문제 등 양국의 민감한 사항들에 대해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독도영유권 문제의 경우 한국측은 △세종실록지리지, 동국여지승람, 성종실록, 숙종실록 등의 문헌에 우산도 또는 삼봉도로 불리며 독도가 울릉도와 함께 강원도 울진현에 소속돼 있던 점 △17세기 한·일 간 울릉도 영유권문제가 야기 됐을 때 안용복 일행의 외교활동으로 일본으로 하여금 울릉도와 함께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인정하게 한 점 △1952년 1월 포고된‘인접해양주권에 대한 대통령선언’에서 독도를 한국영토로 명백히 한 점을 들어 한국영토임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한일번역게시판의 일본네티즌들은 여러 사료들을 제시하며, 한국측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특히 독도문제에 대해 "독도문제는 국제재판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한국이 국제재판을 거부하는 것은 독도가 한국땅 임을 증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이영호(사학) 교수는 "한국정부는 일본측이 도발하더라도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유리한 입장"이라며 "굳이 일본측 주장을 반박해 국제분쟁지역화 할 필요없이 일본의 정책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거청산문제 부분 역시 한일번역게시판에서 많은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부분이다.
과거청산문제에 관한 보상문제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한국의 주장에 대해 일본 네티즌들은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로 인해 한국에 대한 모든 과거보상문제는 끝이 났다"며 반박한다.

그러나 많은 한국 역사 전문가들은 △국가와 국가 사이에 협정으로 빼앗을 수 있는 국민의 권리는 외교보호권이지 개인의 청구권이 아니다는 점 △불법행위로 인한 배상청구는 협정의 대상에 해당이 안되는 점 △범죄자를 처벌하지 않으면 별도로 배상해야 하는 점 △한일협정에서 일본군 위안부, 재일동포 문제 등이 전혀 거론조차 된 적 없다는 점을 들어 과거보상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음을 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와 관련해, 한국측은 일본의 역사교과서, 특히 최근 발행된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역사교과서가 △한국합병이 동아시아를 안정시켰다는 점 △식민지배가 조선 근대화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 점 △제2차 세계대전을 대동아전쟁으로 그대로 표기하고 있다는 점 △임나일본부의 존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점 △종군위안부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 △왜구 중에는 조선인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 △조선과 베트남이 완전히 중화질서의 내부에 복속되어 있었다는 점 △가미카제의 행동을 찬양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점 △일본의 침략이 아시아 독립에 기여했다는 점 등에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규정하고 여러차례 정부차원의 항의와 수정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이 문제와 관련해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은 1종 국정교과서체계이기 때문에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며 "일본은 여러 단체에서 만든 역사교과서가 있고 각 교과서마다 추구하는 사상은 보장돼야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이 우리 교과서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내정 간섭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영호 교수는 "일본의 역사왜곡은 최근 일고 있는 우경화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며 "일본의 역사는 황국사관에서 내려온 국수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학문적 연구를 지속해야 한다"며 "양국의 현안들이 인류의 평화와 공존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한일역사학자들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구·장치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태기원 기자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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