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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때론 힘들다고 말하자. 대춘기들이여!

10년 전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중학교를 갓 입학한 시점에서 사춘기를 맞이했다.

그 당시 난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고 하루가 늙은 소 하품을 하듯 지루하기만 했다. 십년 남짓 살았던 그 시기엔 가장 아름다운 기억들 속에서만 살고 싶어 했다. 사춘기를 맞이했던 소년, 소녀들은 아마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강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시간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허락해 주지 않는다. 한창 많은 것을 경험하고 즐겨야 할 대학 생활이지만 이는 여의치 않다. 이른바 대춘기를 겪는 것이다. 취업과 스펙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대학생들이 다시금 사춘기와 같은 기분을 가지는 것, 슬픈 21세기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기기보단 세속과 성공이라는 틀에 껴 맞춰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빚어낸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연일 보도되는 뉴스와 신문에선 20대의 암울한 현실에 초점을 맞춘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물건처럼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뉴스가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획일화한다. 이런 뉴스와 기사 후에는 역경을 딛고 성공한 20대의 이야기가 곧잘 등장하곤 한다.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자신을 이겨내는 특별한 20대들의 이야기이다. 사육사가 맹수에게 ‘채찍’과‘당근’을 번갈아 주듯이 사회가 우리의 역할과 행동을 강요한다. 수많은 경쟁자를 하나둘씩 제치고 앞서 나가라고 부추긴다.

이런 현재의 경쟁적 사회상이 우리들의‘대춘기’를 불러 일으키는 지름 길이다. 우리 모두 자신의 미래를 위 해 힘차게 내달리는 ‘푸른 나이’지만 이따금씩 세상의 무게가 시간을 가속화 시킨다. 세상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도 힘든 내색을 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소위 사회적 지위와 성공을 동반한 이들이 정작 우리에게 다른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언제나 재기발랄하고 창의적인 행동을 하라고.

여타의 사람들보다 우월하지 못해 열등감으로 가득 찬 20대의 한심한 푸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 물어보고 싶다.

‘세상을 한 번이라도 비뚤게 본 적 있으십니까?’

규격화된 세상에 맞추며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닮고 싶지 않다. 나를 가르칠 수는 있어도 나를 만드는 것은 거부한다. 20대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힘들 때 힘들다고 말할 수 있고, 지칠 때 지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대춘기들이여. 때론 잠시 쉬었다 내달리자.

<김종훈 부국장>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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