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사회의 변화로 학생 자치기구로 대표되는 학생회의 지반이 흔들리고 있다. 학우들의 참여부족과 현재 학생 자치기구의 정점에 위치한 총학생회의 활동 내용의 부족함 등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총학생회에서는 활동의 방향성을 학우들의 권위 향상에 두고 교육투쟁, 대중사업, 복지사업, 정치투쟁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투쟁이란 등록금 동결, 교육환경 개선, 학제개편 등 학교생활 전반에 관한 사안을 다루는 것을 말하며 매년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현재 교육투쟁은 등록금 동결로 치우쳐 있는 실정이다. 매년 3∼4월에‘개나리 투쟁’이라고 불리는 대대적인 등록금 동결 투쟁을 펼치지만, 등록금 협상안 타결시 교육투쟁의 규모가 축소되기 때문이다.

이에 공석환(전자·4) 총학생회 집행위원장은“학생회 간부나 학우들이 등록금 투쟁의 결과를 놓고 교육투쟁의 성과를 판단해 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 원인을 분석했다. 또한 공 집행위원장은“우리가 이러한 인식을 바꿔 1년 내내 학생의 권리 획득이라는 궁극적 목적을 위해 투쟁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투쟁에 일반 학우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학우들의 여론 수렴과 수렴된 의견을 공론화 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황보윤식(인문과학연구소) 교수는“현재 인하대학은 학생들의 여론 수렴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며 “학생회, 학교 언론기관들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학우들의 요구 대변을 위해 총학생회에서 벌이고 있는 또 하나의 사업은 대중사업이다. 대중사업은 학우들의 문화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진행하는 것으로 대동제, 유명 인사 초청 강연회, 체육대회, 학과 학술제 등이 있다. 또한 농활 등과 같은 사회봉사 활동도 기획하고 있다. 공 집행위원장은“학우들로부터 걷은 학생회비를 투쟁뿐만이 아닌 문화적 행사에도 쓰고 있다”며“학우들의 문화적 코드를 찾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화 행사의 비다양성은 여전히 개선돼야 할 문제점으로 남아있다. 서규환(정치외교)교수는“축제 때 술자리만 갖을 것이 아니라 강연회나 토론 등을 활발히 전개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대학생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꾸며지는 축제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 행사가 연례행사로 같은 내용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에 공 집행위원장은 학우들의 의견 수렴 부족과 기획의원 수의 적음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활동 인력이 부족해 행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자치기구는 총학생회뿐만이 아니다. 각 학과의 학생회 사정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서 교수는“학생회가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라며“이로 인해 학우들과의 괴리감이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총학생회 측은 “올해의 대동제는 일반 학우들로 구성된 기획팀을 꾸려 축제를 운영해 종전의 축제보다 다양한 행사 마련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학우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학생 자치권의 일환이라 생각하고 선도 투쟁과 대중 투쟁을 벌이는 것도 총학생회의 사업 중 하나다.

하지만 현재의 학생운동은 70∼80년대에 비해 활동이 많이 축소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황보윤식 교수는“과거와 달리 투쟁대상의 부재로 학생들의 무관심이 커졌고, 학생회 내부에서도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노출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진단했다. 또한 사단법인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의 인천지부의 한 관계자는 “직장·취업이 관건이 돼버린 대학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공 집행위원장은“사회문제에 대한 고민과 학생회 인들만의 투쟁으로 그치지 않기 위한 투쟁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총학생회측에서 학생 자치권 향상을 위해 여러 사업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그 위상은 과거에 비해 많이 위축돼 있는 실정이다. 이는 학생회가 건설되지 않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몇몇 학과와 학생들의 참여부족 등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공 집행위원장은 학생회 지반을 약하게 하는 요인으로 학생회에 대한 학우들의 불신, 공동체 파괴, 문화의 다양화로 인한 사회문제 기피를 꼽았다.

김아름 기자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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