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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25분의 역사

25분. 적막 같은 시간이 흘러갔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기각’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의 선언과 함께 그렇게 25분은 2달여 간의 무거운 하중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5분이란 짧은 시간에 현대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 보면 이번 기각 판결은 그리 놀랄만한 사건은 아닐 듯하다. 지난 3월 12일(금)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대다수 국민들은 정치적 공황에 빠져들었고 그 어느 때보다 분노를 금치 못했다. 서울 광화문 및 전국 각지에서는 연일 탄핵반대 촛불집회가 열렸고, 대학가에서는 동맹휴업에 들어가는 등 잘못된 대의정치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법조계에서도 국회소추위원 측의 탄핵사유가 사법 판단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래서인지, TV를 지켜보던 국민들의 표정은 비교적 담담했고, 지난 3월과 같이 큰 쇼크는 없었던 것 같다. 탄핵을 주도했던 한나라당과 민주당 또한 예상을 했던지라 판결에 수긍하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재빠른 대처로 후유증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건대, 2달여 간의 탄핵 폭풍은 우리나라 사회의 모순과 대립, 갈등을 극적으로 드러낸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의 사건이다. 대선 때부터 시작된 보혁 갈등은 이번 탄핵으로 극을 향해 치달았고, 탄핵안 국회 가결은 그야말로 ‘억지’ 자체였다. 대의민주정치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으며, 색깔 비방이 그칠 날이 없었다. 한마디로 지난 2달은 정치인도 국민도 서로 ‘물고 물리는’ 극한 대립 상태였던 것이다.

그러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민초’들이었다. 민심을 배반하면 가차없이 짓밟아버리는 역동성. 4·19, 6월 혁명 이후로도 꺼지지 않은 민주수호의 정신이 있었던 것이다. 이번을 계기로 진정한 국민의 힘이 길러졌고, 금뱃지를 더 이상 부러워하지도 우러러 보지도 않는 안목이 생겼다.

이처럼 국민의 힘과 올바른 헌법해석으로 한바탕 휘몰아쳤던 소용돌이가 잠시 잠잠해졌다.

집권2기를 맞이한 노무현 대통령도 정치인들도 한 목소리로 ‘상생과 화합의 정치’를 구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마음 속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온 진심인지 아닌지는 국민과 역사의 심판대 앞에서 판단이 될 것이다.

홍준표 편집국장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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