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노욱 지리정보공학과 교수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대학원 공부를 하던 Jorge Cham이 1997년부터 대학원 생활을 풍자한 만화를 올린 웹사이트(http://www.phdcomics.com)에 들어가보면, 뉴턴의 3가지 운동법칙을 “졸업을 위한 뉴튼의 세가지 법칙”으로 풍자한 글이 있다. 첫번째 운동 법칙은 관성의 법칙인데, 이를 대학원 과정에 빗대어서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한, 학생들은 계속 할일을 미루는 상태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로 풍자하고 있다(외부의 힘은 아마도 지도교수를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가속도의 법칙(가속도 a = 힘 F / 질량 m)에서, a는 “age", F와 m은 각각 ”flexibility"와 “motivation"으로 빗대고 있다. 즉 박사 학위를 받게 되는 나이는 지도교수의 유동성(변덕?)이 일정하다는 가정하에 학생의 성취동기가 높을수록 짧아진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고통스러웠을 것으로 생각되는 중간고사가 마무리되었다. 필자도 학생들의 중간고사 기간 중에 공학교육인증 현장방문평가를 받아서 일종의 중간고사를 치룬 기분이었다. 시험이 끝난 시점에서, 학생들은 지긋지긋한 시험이 끝났으니 다소간의 해방감과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심정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과연 시험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짧게라도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시험은 16주로 구성되는 한 학기의 8주와 16주차에 진행되는 일종의 점수 혹은 결과를 받는 통과의례가 아니라, 수업참여자 모두가 일종의 종합적인 진단을 받을 수 있는 학습의 과정에 해당된다. 즉 학생 입장에서는 본인의 수업에 대한 이해도, 공부 방식에 대한 일종의 자기 진단을 받는 계기가 되고, 교수자의 입장에서 시험 결과는 학생들의 수준, 기존 수업 방식에 대한 진단을 통해 향후 수업 강의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료로 이용될 수 있다. 교수자는 관성의 법칙과 관련해서 일부 미루려고 하는 학생들에게 과제 등을 통해 학생들의 수동적 혹은 자기방어적인 틀을 깨도록 도와주고, 가속도의 법칙과 관련해서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를 깨우쳐 주기 위해 다각도에서 성취동기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학생-교수간 상호 작용이 전제되어야 한다.

시험 점수와 관련해서 뉴턴의 세번째 법칙인 작용-반작용 법칙이 작용해서(시험때마다 항상 방해요소가 발생해서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지독한 감기몸살이 걸리거나,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와 헤어진다거나 해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학생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한학기 수업 일정의 반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현실을 상기하면서 남은 기간이 미루기 습관을 버리고, 성취동기를 높이고, 반작용을 극복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면, 수업 구성원 모두가 만족해하는 한 학기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한다. a = F/m에서 a를 “attitude", F를 ”friendliness", m을 “mess or mistake"로 간주하여, 좋지 않은 상태나 실수(m)를 줄일 수 있도록 교수의 친밀함 혹은 학생 본인의 관심(F)이 증대된다면 학생의 태도(a)는 분명히 긍정적으로 바뀔수 있다고 가속도의 법칙을 새롭게 재정의해보자.

박노욱 지리정보공학과 교수  webmaster@inhanews.com

<저작권자 © 인하프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