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은 유난히 눈도 많이 오고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연구년을 끝내고 입학처일까지 포함하여 5년 만에 강의에 복귀하니 하고 싶은 교수법이 너무 많아 마음이 앞서고 이로 인하여 학기 초부터 시간이 매우 빠르게 가고 있는 것 같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나는 학생들의 이름을 잘 외우지 못했다. 이로 인하여 지정좌석제를 시행하기로 하였다. 물론 대리출석은 불가능하고 출석체크가 용의하지만 학생들을 수업에 끌어드릴 때,  또는 학생이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학생의 이름을 사용하므로 수업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대학 전체 차원에서도 도입해볼만한 제도이다. 과거 6, 7년 전에 일반수학 수업에 지정좌석제를 시행한 적이 있다.

   수업시간을 정확히 활용하기 위하여 반장을 선출하였다. 반장의 일은 칠판을 매우 깨끗하게 지워 놓아야하며 고등학교에서 했던 것처럼 강의 시작과 끝에 일어나서 선생님께 경례를 선창해야한다. 우리 학생들이 처음에는 어색할지 몰라도 나와 학생들 모두에게 수업에 임하는 태도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본다. 특히, 시작과 끝나는 시간을 정확히 지킬 수 있어 수업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내 개인생각으로는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을 학교차원에서 울려주면 좋지만 교무처에 건의하기가 좀 쑥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매주 숙제를 걷어서 채점 후 돌려주고 지난주에 공부한 내용을 요약하여 나누어 주고 있다. 나로서는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이로 인하여 학생들이 무엇을 어려워하고 그리고 내가 이를 어떻게 보완해야할지 나름대로 방향이 설정된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강의에 빠르게 적응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

   중간고사는 두 번 보기로 하였고 기말고사의 시험범위는 배운데서 배운데 까지 전 범위로 하기로 하였다. 이번 주 화요일에 첫 번째 시험을 학생들이 치른다. 물론 시험문제를 채점해서 그 다음 시간에 나누어 주지만 학생들에게 나누어 줄 때, 점수 순으로 나누어 주려고 한다.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은 마음이 무겁고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은 행복해 하겠지만 공부에 대한 자극제로서는 매우 의미 있는 교수방법이라고 생각된다. 한편, 시험지를 학생들에게 되돌려주면 내가 범할 수 있는 합산의 오류나 이유 없이 많이 한 감점을 정정할 수 있고 학생 입장에서는 잘못된 풀이를 개선할 수 있다.

    가을학기에 연속되는 강좌에서는 다가오는 여름방학에 방학숙제를 내주려고 한다. 물론 강의계획서에는 방학숙제를 제출하지 않으면 수강을 불허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학생들은 방학에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아야하지만 현 시점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전공에서의 경쟁력이라고 판단한다.

   이와 같은 교수법이 얼마나 오래갈지 나로서도 걱정이다. 5년 만에 강의에 임하면서 지금 생각하고 있는 교수법이 계속 유지가 되고 발전 되어야  하는데 올 한해로 끝이 날까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나 자신도 노력해야 하고 학생들도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고 과제를 성실하게 수행해야한다.

박제남(자연과학대 수학과)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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