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에 대한 열기가 상당한 듯하다. 산통 깨는 소리 같지만, 잠시 고민해보면 이러한 움직임에는 납득할 수 없는 배후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니면 단지 이러한 단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비합리적인 것이거나.

 경제학적으로 보면, 반값 등록금이 실현되었을 때, 그리고 특히 그 모든 부담이 국가에 귀속되었을 때, 당연지사 재정지출이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부분은 결국 국민의 조세에서 충당이 된다. 제로섬 게임이 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들어오는 등록금의 절반의 금액은 결국 학생의 자신의 부모의 세금에서 나오는 셈이기 때문이다.

조세의 계층별 분담을 보자.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에서 드러나듯이 새로운 조세의 부담은 하위계층에 떨어지게 될 공산이 크다. 이때 경제적 사정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의 가계는 혜택조차 받지 못한 채, 게다가 자신들보다 사정이 더 나은 가계를 돕기 위해 세금의 부담을 안고 가야 하는 일이 생긴다. 불공평한 일마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을 통해 이끌어낼 수 있는 결론은, "학생들이 위와 같은 사정을 모르고 이러한 운동에 동조한다." 이거나, "반값 등록금을 통해 이익을 보게 될 상위계층의 학생들이 이를 조작하고 있다."

아직 진실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총학생회의 서명운동의 결과, 2010년 3월 24일 현재 천여 명 가량만이 서명했다고 하니 학교전체의 상황이 전자나 후자와 같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서명한 천여 명 학생이 후자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반값등록금은 정녕 공평성과 함께 관철할 수 없는 문제일까? 아니다. 쓸데없이 지출되고 있는 재정항목을 줄이고 이를 반값 등록금의 재원으로 충당하면 된다. 따라서 재앙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4대강사업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줄이고/없애고 이쪽으로 돌리라고 말하라면 모를까, 평면적으로 반값등록금만을 요구하는 것은, 그리고 더욱이 그러한 운동의 주체가 하위계층의 학생들이라면 제 목 졸라매기에 그칠 것이다.
 

<김규식(경제ㆍ3)>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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