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은 수강신청이 끝났다.  아직 수강신청 변경기간이 남아있지만 학생들 중 대부분은 시간표가 정해졌을 것이다.  물론 수강신청을 잘 하셨느냐고 안부를 묻고자 함은 아니다.  필자가 묻고 싶은 것은 ‘어떤 기준으로 수강 과목을 선택했느냐’ 하는 것이다.  오로지 학점을 위한 시간표인가,  아니면 진짜 교양을 쌓기 위한 시간표인가 그것도 아니면 친구 따라 강남 간 시간표인가.

소위 인기강좌라고 불리는 과목들이 있다.  비교적 학점이 잘나오고 공부가 수월하다는 과목들이 대게 그렇다.  많은 학생들이 인기강좌를 듣기 위해서 좋고 빠른 컴퓨터와 일찍 일어나는 수고,  인맥동원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연 이런 투자와 노력들이 유익한 것일까.  단지 편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  쉽게 공부하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남길까.  취향도 목적의식도 없이 학점만 쫓아 듣는 수업이 도움 될 리 만무하다.  반면에 진정한 지성인이 되기 위하여 수업을 선택하는 것은 한 학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먼 미래에도 도움이 된다.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공부할 때 진짜 내 것이 될 수 있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얻고자 하는 것이 학점뿐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또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학점에 대해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우리가 공부하는 것, 그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  12년을 공부해서 치열한 입시를 거쳐 배움의 터전임과 동시에 작은 사회인 대학에서 생활한다는 것.  그것은 자기를 개발하고 지식과 인성 모두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지식이 쏟아져 나오는 사회에 살고 있다.  지금 순간의 결정으로 게 중 한 가지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그리고 한 가지 더,  조금 힘들고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 할지라도 내 지식으로 소화한 사람에게 학점 또한 따르지 않겠는가.

윤혜인(언정ㆍ2)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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