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요계의 핫 키워드가 ‘아이돌’ 이라는 것에 대해 이견을 달기란 쉽지 않다. 이런 현상은 표면적으로 인터넷 음악포털의 상위권 순위, TV음악프로 출연진 명단을 아이돌 그룹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대중들은 서서히 기성 가수들을 외면한 채 조직적으로 그룹을 지지하는 팬덤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90년대 말 1세대 아이돌 그룹이 처음 등장한 이래로 20세기 초반까지 가요계가 과도기적 시기를 거쳤다고 표현한다면, 현재는 점점 한 방향으로 획일화되어 굳어가는 느낌이다. 이러한 과정은 미디어 매체의 발달과 함께 이루어졌고 그 속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던 10대들이 현재 대중문화의 주 소비자가 되었다. 심각한 점은 그들이 가요계에 대한 개념을 현 시대적 관점으로 정립해 버렸으며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는 연예기획사의 물질주의적 행태가 큰 영향을 끼쳤다. 연예기획사는 본래 구조 자체가 수익모델 확보에 굉장히 취약하다. 더욱이 수익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음반 사업이 mp3등의 디지털 포맷에 잠식당함에 따라 순수음악으로 밥벌이를 하기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했음이 분명하다. 아이돌 스타는 10대들의 충성심을 기반으로 하기에 고정적 수입원이 확보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가사업 창출이 가능하다. 그들은 별다른 대안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본질적인 음악성 추구에서 벗어난 퍼포먼스가 중심이 되고, 노래도 못하는 사람들이 가수라고 판을 치는 마당에 ‘노래 부르는 사람’이라는 가수의 사전적 의미는 점점 퇴색돼가고 있다. 음악성을 고집하던 가수들은 대중들에게 외면 받으며 쓸쓸히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 제작자들마저도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음악을 논외로 두다보니 대중들은 음악에 대한 선택권마저 제한받게 되었다. 돈벌이 수단으로서 10대들만 즐기기 위한 것이 대중문화의 실체일까? 음악이 생겨난 근본적 이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준건(전자ㆍ1)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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