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학점은 취업과 직결되는 하나의 척도다. 학점을 높이기 위해 밤샘을 하고 수강신청에도 많은 노력이 따른다. 고교시절보다 더 많은 공부를 요구하기도 한다.

소수 철없는 1학년시절의 방황(?)은 3,4학년 때의 남다른 노력을 동반하게 된다. 고학년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귀찮을 정도로 ‘1학년 때 적당히 놀고, 공부하라’고 한다. 하지만 고교시절의 통제된  분위기에서 벗어나니 신나게 즐긴다. 가끔은 후배들에게 ‘대학의 낭만’이라고 들려주는 엉터리 정보(?)에 정신 줄 놓은 후배님들은 방학이 끝날 때까지, ‘왜 벌써 개강을 하느냐’고 투덜거리기도 한다. 고등학교 때보다 방학도 일찍, 개학은 늦게, 수업은 절대적으로 적게. 대학생이 고등학생보다 더 게으르지 않은지 생각해 보자.

대학의 경쟁력은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도 있고,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서 학교 이름을 날리는 것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경쟁력은 ‘도서관과 연구실의 꺼지지 않는 불빛’이라고 이야기하면 너무 억지일까?

우리학교의 많은 학생들은 학기 초만 되면 자유게시판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 해당과목의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을 한다. 학교 자유게시판을 통해 ‘무슨 과목 담당교수님의 성향은’부터 시작해서 ’학점 잘 주고 널널한 과목 추천 바람‘ 등 웃기에는 가슴 아픈 사연들이 간간이 올라온다. 교양과목에 대한 긴장이나 기대보다는 학점을 잘 주나 안주나가 기준이 된지도 오래 전이다. 좀 더 열정적으로, 좀 더 당당하게 수강신청에 응하는 담대함을 가졌으면 한다. 그것이 무엇인가 해보려는 도전이고, 궁극적으로는 우리학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강의실에서 같은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만이 경쟁자가 아니라, 전국의 대학생, 더나가 전 세계 대학생이라는 것을 당부하고 싶다. 우리학교의 상대평가 기준이 다른 학교에 비해 높다 낮다가 아니라, 우리의 실력 수준이 높다 낮다로 경쟁했으면 한다.

도서관이 학생 수에 비해 적다면, 공부할 장소를 찾아서 학교에 건의하고, 없다면 강의실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면 될 것이고, 도난 사건이 많으면 줄이는 방법을 찾아보자. 학생들 스스로가 도서관 지킴이가 되어 도서관에서 다른 짓(?)하면 3진 아웃, 도서관에서 남에게 피해주지 않는 매너 갖기 운동이라도 한번 해보자. 해보지도 않고 할 생각도 없이 안 되는 이유 100가지만 생각하지 말고, 되게 하는 100가지 이유를 찾아보자. 학생들마다 부정행위가 나쁘다고 느끼면서도 자신의 학점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다.

대학의 진정한 경쟁력은 연구실과 도서관의 불이 꺼지지 않는 열정적인 학교가 아닌가 싶다.

이명운 경제학부 교수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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