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적인 이념적 성향이 약해진 1990년대 이후부터 ‘하위문화’에 대한 접근이 새로워지고 있다.

이동연 문화평론가는 하위문화를 “계급적 관계에서 저항과 대안적 성격을 가지는 문화를 뜻하며, 대중문화가 도입된 후 분화됐다”고 설명한다. 또한 그 이유로 “제한적 의미로 문화담론이 형성됐던 7,80년대에 비해 지배와 피지배문화의 불균등이 다양화됐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즉, 주류문화의 갈래가 많이 뻗치면서 비주류 성격의 문화가 자생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에서 문화현상은 행정, 관료 중심, 노동자 계급문화 등 여러 갈래로 찢어져 담론화되고 있는 상태다. 대중문화도 그 중 하나의 갈래다. 이동연 문화평론가에 의하면 대중문화를 ‘청년문화’와 ‘기성문화’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따라서 그는 “현재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신드롬도 지배, 피지배 사이에서의 저항적 성격을 띤 문화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그의 해석에 따르면 이런 성격 때문에 여지껏 종속적이던 대중문화 수용자가 능동적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동연 문화평론가는 역전관계를 만들어 낸 수용자도 어차피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것이 현 대중문화 시스템이라고 부정적 측면도 제시한다. 90년대까지 하위문화를 구성했던 일탈성, 공공연성, 감수성의 해방이 조금씩 줄어들며, 보다 순간적이며 배타적 일타성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 기성문화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현재 신드롬 문화를 두고 에드가 모랭의 ‘현대 스타는 반신(半神)이 됐다’는 말을 적용한다. “반신이 된 스타문화와 대중적 산업문화를 연예기획화하지 않는 하위문화로 전복시켜야 한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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