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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되풀이되는 배신감
   
 
     
 

학우들은 학교의 주인인 동시에 한없이 약한 약자이기도 하다.

요즘 널리 사용되고 있는 CEO형 총장, 대학기업 등의 단어들을 통해 대학 또한 기업화되고 있고 학생을 고객으로 바라보려는 눈길이 많아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또한 고객만족을 이야기하며 학우들의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음을 얘기하는 대학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실제로 학우들이 과연 그들의 말처럼 ‘소중하고 소중한 고객'인 지에 대해서는 때때로 심각한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등록금 인상이 그렇고 콩나물 시루같이 빽빽한 강의실이 그렇고 얼마나 낡았는지 녹이 슬고 문이 다 떨어져나가기도 하는 사물함 등을 봐도 그렇다. 특히나 학우들이 개선을 요구하는 문제들의 본질은 놔둔 채로 임시방편으로 그때그때 대충 넘어가려는 듯한 학교의 행동을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신문을 발행하는 입장이다 보니 학내에서 어떤 행사가 열리는지, 어떤 문제점들이 시정되고 있지 않은지, 어떤 사안들로 찬반양론이 팽팽히 갈리는지에 대해 보다 자세히, 깊게 알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이번 학기 시작 전 하늘관(5호관)에 위치해있는 동아리방들에 물이 샌다는 이야기를 언뜻 듣고 무심결에 그저 흘려들은 적이 있었다. 물이 새는 정도는 신문사가 위치해있는 학생회관에서도 ‘워낙에' 많이 본 광경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그저 흘려들을 사안이 아니었다. 물이 그저 새는 정도가 아니라 비가 많이 오면 동아리방 안에 고여 있어 걸을 때 힘이 들 정도로 그 상황이 심각했던 동아리들도 있던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장마철이 지난 후 하늘관에 위치한 동아리방들에서는 학우들이 물을 ‘퍼내느라'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들었다.

이에 그 심각성을 깨닫고 학우들의 어려움을 신문을 통해 대변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학교에서 그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나섰다는 소식도 듣게 됐다.
동쪽하늘관(5동관)에 위치해있는 동아리들이 ‘물이 샌다’며 호소하자 학교가 동아리방들에 땅을 파서 물길을 만드는 공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맨 처음 이 사실을 접했을 때는 동아리가 물이 새는데 학교에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진행한 공사인 줄 알았다.

설마 그렇게 부실한 공사가 학교부서에서 정식으로 추진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생각도 하지 않았던 학교가 바로 그 공사 추진의 당사자였다.

내부에 물길을 만들면 냄새가 날 것이고 또 물길이 수용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비가 오기만 한다면 바로 물길이 넘칠 것이라는 상황 정도는 충분히 예견이 가능한데 고작 그 정도 미봉책에서 끝나는 것이 당황스러웠다.

만약 내부에 물길을 만들어도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 충분히 감당이 될 만하다면 왜 2005년에 만들어놨다는 외부에 있는 물길을 좀 더 확장하지 못했던 것일까.

혹여 외부의 물길을 더 확장하기 어렵다고 했어도 꼭 내부에 물길을 만들어야 했을까.

아무리 지하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배수로를 실외가 아니라 실내에 설치하는 곳이 세상천지 어디에 있을까 등등의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만약, 꼭 실내에 설치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면 당사자인 학우들에게 그 이유를 충분히 알렸어야 한다고도 생각된다.

매번 학교는 학우들을 위해,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고객의 작은 불편이나 불만을 헤아리긴 커녕 정말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개선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조차 이렇듯 안 하니만 못한 대책으로 끝나고 마는 것에 또 배신감을 느낀다.

장선영 편집국장  yuichi2an1@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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