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듯한 무더위가 지나가고 모든 것이 풍요롭고 활동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가을은 자칫 방심하면 건강에 적신호가 올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여름을 지난 우리의 몸은 추운 겨울을 지내기 위해 가을동안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비축하고자 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입맛대로, 손이 가는대로 음식을 섭취하고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천고인비(天高人肥)라는 최후를 맞게 된다. 

과거에 비해 먹을거리가 다양하고 풍부해졌을 뿐만 아니라 식습관이 서구화된 반면, 신체활동량의 감소 및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과체중인 사람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건강보건기구(2002)에서는 세계에서 과체중이나 비만인을 17억명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세계인구 26억명의 약 27%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비만이란 에너지 섭취와 소비의 불균형으로 체내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상태를 의미하며, 비만 정도가 높을수록 성인병을 포함한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다. 비만정도 측정은 체중과 신장을 이용한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와 복부나 하체비만을 측정할 수 있는 WHR(Waist Hip Ratio)이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속하는가? 다음의 내용을 참고로 비만상태를 점검해 보자.

체질량지수(BMI)=kg/㎡이며, 그 기준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BMI는 근육량이나 체격 등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마다 근육이 많거나 체격이 큰 편에 속한다면 수치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BMI 수치만으로 비만정도를 체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허리엉덩이둘레비(WHR)란 허리둘레÷엉덩이 둘레로, 허리는 배꼽선 둘레, 엉덩이는 가장 둘레가 큰 부위를 측정하면 된다.

건강 개념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몸무게만으로 비만정도를 확인하거나 무조건 날씬해야 건강하다는 Slim & Fit의 건강개념이 지배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비만해도 체력이 좋을 경우 건강하거나 장수할 수 있다는 Fat & Fit의 건강개념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이는 뚱뚱하지만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이 마른 체형이지만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마른 비만에 대한 사회적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날씬하지만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아 내장에 지방이 쌓여 팔다리는 가는 반면 배만 볼록하게 나왔을 때 마른비만으로 볼 수 있다. 마른비만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남성의 경우 과도한 음주, 흡연, 고칼로리 식습관, 운동부족에서 기인하며, 여성의 경우 체중감량의 목적으로 운동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음식으로만 조절할 경우 식습관의 불균형 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마른비만은 오히려 일반비만보다 건강에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과체중이거나 비만일 경우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체중감량을 위해 운동을 많이 하지만, 정상체중인의 경우 체중관리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9988234(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죽는(4)것)이 인류 최대의 소망이라는 말이 있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잘 먹고 잘 움직여야 한다. 다시 말해서 먹는 양을 적당히 조절하고 신체활동량을 늘인다면 건강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운동은 매일 하루에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지만,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기 힘들 경우 하루에 몇 분씩이라도 나눠서 운동을 해보자. 이는 10분 이상의 운동을 몇 번에 나눠서 하더라도 30분 연속 운동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운동누적개념에서 비롯된다. 틈새운동 즉,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내리기, 식사 후 인하대 주변 산책, 가벼운 스트레칭 등 생활 속에서 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많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자 운동의 계절이다. 1만 8천 인하인이여! 가슴을 활짝 펴고 신선한 가을을 운동으로 맘껏 즐겨보자.

박수정(생활체육) 교수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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