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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올림픽과 사회에 대한 관심
   
 
     
 

방학 중 방문했던 미국대학 신문사들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었다. 바로 스포츠 전문 취재팀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스포츠 기사를 다루는 것은 지난 겨울에 방문한 적이 있던 두 개의 일본대학신문사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졌었다.

우리나라는 불운한 역사로 인해 스포츠가 활성화되거나 이슈화되는 것에 대해 견제하는 눈초리들이 많다. 그리고 이는 최근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거두어지지 않았고 올림픽에 푹 빠져버린 사회 분위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국회 원구성이 되고, 공영방송 KBS 사장이 많은 논란 속에서 해임되는 등 중요한 사안들이 올림픽 소식들에 묻혀버린 까닭이다.

확실히 우리나라는 지난 8월 한달여간 이상하리만치 올림픽에 열중했다.
공중파 방송사들 뿐 아니라 신문, 잡지 등의 매체에서는 연일 올림픽특집 소식들과 사진들, 기획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사실, 올림픽의 진행 자체는 지루하고 엉성했다.
온갖 첨단 기술들이 동원돼 자신들의 위업을 홍보하기에 바쁜 중국의 모습은 때로는 불쾌하게 때로는 안쓰럽게까지 느껴졌다. 가짜 불꽃, 가짜 목소리, 가짜 연주 등 온통 가짜 천지였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자신들의 과거는 어찌나 찬란하게 강조하고 미래는 또 어찌나 인위적으로 강조했던가. 전혀 화(和)를 이룰 수 없었다. 그저 화려하기만 했던 개막식은 총연출을 맡았던 중국 영화감독의 영화 속 한 장면을 감상하는 듯 했다.

또 한 아나운서가 감탄사를 연발하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은 채 올림픽 개막식을 중계하는 모습하는 모습은 다소 낯설게 다가오기도 했다. 결국 진부한 문구들로 올림픽 소식들을 연일 다뤘던 언론의 보도들에 비해 올림픽 자체는 속 빈 강정으로 진행됐던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운동경기만은 유쾌ㆍ상쾌ㆍ통쾌하게 진행됐다.

‘누구 좋으라고!'를 외치며 올림픽에 대해 견제하려는 태도를 보이던 상당수 사람들은 호쾌하게 진행됐던 운동경기의 유혹에 그만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푸른 물살을 가르고 자신의 몸무게보다 두 배, 세 배는 더 무거운 역기를 번쩍번쩍 들어올리는 모습,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뻥뻥 터졌던 야구 등 우리나라의 선수들은 그야말로 빛나는 모습으로 게임에 임했다. 여기에 올림픽 선수들의 땀방울과 감격 또는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는 것은 덤이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어느새 우리나라 사회 속에서 단지 메달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운동을 즐기고 환호하고 응원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중이란 점이다.

이제 우리는 앞으로 뿌리내리게 될 이 문화 속에서 사회에 대한 관심의 끈도 놓지 않는 성숙한 의식도 같이 키우게 될 것이다.

누가 이렇게 올림픽을 띄우고 있는지에 대한 음모설(?)의 여부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자. 단지 앞으로는 진정으로 운동을 즐기고 환호하면서도 사회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는, 음모가 있다고 해도 절대 넘어가지 않을 수 있는 보다 더 성숙한 문화를 조성하자.
앞서 얘기했던 외국 대학교 신문사들의 상황을 미루어 볼 때 우리는 그 대학들의 운동부가 매우 활성화돼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코 그 대학들이 운동에만 관심을 쏟고 학업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우리에게도 무작정 스포츠에 대해 부정적으로 여기거나 막무가내로 스포츠에만 정신을 쏟지 않는 대신, 즐길 것은 즐기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놓치지 않는 성숙한 의식이 지금보다 조금 더 뿌리내리길 기대해본다.

장선영 편집국장  yuichi2an1@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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