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급변하고 있지만 진정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있다. 말하자면, 사람과 사람사이에 지켜야할 기본적인 예절 말이다. 물론 문물이 진보했기 때문에, 인터넷 상의 예절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의 예절이 생겨나며 그 범위가 다양화되긴 했지만, 예절의 기본은 같을 것이다. 예절이라고 하면 굉장히 광범위하고 거창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것은 사소한 곳에서부터 우러나는 작은 관심으로 간단히 지켜질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들은 학교 안에서 소수의 ‘비(非)매너인'들 때문에 얼굴을 찌푸려본 일이 아마, 한 두번쯤은 있을 것이다.
필자가 겪은 사소한 몇 가지 사례를 들자면 이런 것들이다. 점심시간에 엄청난 인파가 무리를 지어 후문가를 향한다. 그런데 그 중 한명이 담배를 꺼내들고 담배연기를 뿜어낸다. 담배연기는 제각각의 방향으로 흩어지고 뒤따르던 사람들은 피할 새도 없이 고스란히 담배연기를 마시며 얼굴을 찌푸려야 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한번만 뒤돌아서 뒷사람의 찌푸린 표정을 봤다면. 도서관 자리맡기, 컴퓨터실 자리맡기 등 모든 곳에 ‘경쟁'이 치열한 우리 학교에서, 길게 늘어서 줄 서 있는 인하인들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줄은 모든 학우들이 자신이 노력한 만큼 차지한 자리이다. 그런데 뒤늦게 와서는 유유히 친구를 찾아 끼어드는 ‘비 매너인'! 자신의 뒤에 늘어서 있는 학우들의 찌푸린 표정을 한 번만 뒤돌아 봤다면. 학교 곳곳에 쉼터들이 있다. 정자와 벤치들, 그리고 휴게실. 삼삼오오 모여 주전부리를 즐기며 담소를 나눈다. 그리고, 자신들이 머문 자리에 고스란히 그 흔적들을 남겨놓고 떠난다. 그 곳을 이용하려던 다음 사람들의 찌푸린 표정을 한 번만 뒤돌아 봤다면.
이 외에도 모든 것들이 지극히 사소한 것들이다. 그리고 ‘예절'이라고 이름붙이는 것조차 과할 정도로, 당연하게 지켜야할 것들이다. 이렇게 해야 하고, 저렇게 해야 하는 등의 방법을 몰라서 지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행동들이다. 소수의 ‘비매너인'들이 전체 우리 인하인의 모습으로 잘못 비춰질지도 모를 일이다. 그 소수가 인하인 전체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다수'의 매너 있는 우리들이 ‘모두'가 되어 '매너 있는 인하인'의 모습을 보여줄 때이다.

석혜림(한국어ㆍ3)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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