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하지 않은 자들의 법칙

본사는 창간50주년을 맞아 해외대학 학보사와의 교류를 추진합니다. 그 일환으로 하버드대학 신문사인 하버드크림슨(Harvard Crimson)의 칼럼을 번역, 연재합니다.

하버드 대학원의 많은 교육 평론가들은 ‘정신이상자들이 정신병동을 운영 중’이라며 오랫동안 ‘하버드대학 내에서의 교수법'에 관해 의심을 품어왔다. 그리고 최근에 열린 예술, 과학 교수협회의 한 회의에서 평론가들의 그 오랜 의심은 바로 사실인 것으로 더욱 확실시되었다.
열띤 토론과 오랜 지연 끝에, 교수협회 측은 결국 교수들에게 최소 다섯 명 이상의 학생들이 등록하는 모든 강의에 대해 ‘Q evaluation’(교수평가제)를 꼭 시행하도록 명령하였다. 이 제도를 만든 Thomas F. Kelly 음악 교수는 교수들을 평가하는 과정에 있어서 위험부담이 따를 수 있는 결함 있는 가정에 대해서도 용인하는 한편, 그러나 모든 ‘동료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원 학생들'이 그들의 학생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였다. 지루한 강의 평가 용지 작성에 대한 인센티브로써, 제도를 잘 지키는 학생들은 그들의 성적을 상대적으로 일찍 받을 수 있게 될 것이고, ‘Q’사이트(교수평가제 웹사이트)는 모든 시험일정이 끝난 다음에 까지도 열려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단들이 대학원생 강사들에게 있어서 그들의 무지한 학생들에 의해 제대로 된 비판을 받을 동등한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보증해주지는 않는다. 어쩌면, 교수협회 측이 스승과 제자의 위치를 무심코 바꿈으로 인해 교육의 근본적인 정신을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Harvard 교수진의 일원으로서 그 자리를 오른다는 것은 결코 간단하고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제한된 문'은 거의 불가피하게 잠긴 상태로 남아있다. 심지어 가장 전도 유망한 장학생들에게도 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분야에서 두각을 뚜렷이 드러내기 전까지는 그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는다. 추측하건대 한 학생의 지위가 그만큼 높아질 때까지, 그는 자신의 과목에 관련하여 믿기 힘들만큼 넓은 범위의 지식을 습득해야 했을 것이다. 분명 그의 분야에 한해서는 다른 누구도 비길 수 없는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버드의 판단력을 믿는다면 교수들은 교수들 자체로서 신뢰받을 수 있는 각 분야의 최고 권위자이며, 통찰력 있는 강의와 짜임새 있는 세미나, 그리고 학생들을 위한 엄선된 독서 리스트 등을 통해 그들의 방대한 지식을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해줄 수 있는 능력이 증명된 자이여야 한다. 그러한 학교의 지도자들에게 학생들이 무엇을 읽어야 하고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제시해주는 일이 전적으로 맡겨진다는 것은 마땅히 옳은 일이다. 그들이 하지 않는다면 누가 해야 한단 말인가?
이 존경할만한 시대를 살고 있는 교수협회의 몇몇 시대주의자들에 의하면 답은 가장 분명하다. 바로 학생들 자신인 것이다.
새로운 교수평가제도는 교수들이 그들의 학생들에게 수업평가를 제공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학문적인 문제와 관련하여 지식에 관한 한 연장자의 위치에 있는 교수의 의견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은 너무나도 불분명하고 설득력이 없다.
몇몇 사람들은 학생들의 건설적인 비판 정신이 향후 수년간의 커리큘럼을 디자인하는데 도움이 되며 교수들이 ‘학생으로서’ 그들의 제자들과 함께 같은 강의실 안에서 마찬가지로 공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군다나 그들은 ‘학과 과목에의 숙련도’와 같은 장기적인 목표보다는 ‘충분하지 않은 과제, 난이도’와 같은 근시안 적인 문제에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한가지, 학생들은 교수들이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교육 방법과 교수 방식에 충분히 노출되어 있지 않다. 4년 후 졸업을 한다는 현실이 마치 지평선과 같이 학생들의 시야를 제한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서 교수들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는 잠재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충고조차도 편견을 갖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물론 대학 교육의 과정이 단순히 졸업식 날 졸업장을 취득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닐 뿐더러 그래서도 아니 된다. 분명 교수들 중 가장 경험이 많은 사람들조차도 그들의 가장 뛰어난 학생들의 식견을 빌려 원하는 바를 얻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를 극단으로 몰고 가기에는 그리고 학생들의 변덕스러운 주장을 교과 과정의 지침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서 받아들이는 것은 명백히 경솔한 처사이다.
제자와 그 스승을 똑같은 지식의 면에 놓고 보는 것은 교육 고유의 이념을 왜곡하는 것이 된다.
전통적으로 대학의 목적은 새로이 떠오르는 세대들에게 지난 수백 년 간 인류가 습득했던 지식의 보고를 변함없이 유지하여 전수해주는데 있다. 비록 그 내용이 논쟁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하나의 정경(카논, 교회법: 카톨릭의 관점에서 보는 인간행위의 기준)과 여러 고전문학을 가진 사실은 교육의 전통적인 목적과 관련하여 그 존재 여부를 증명한다. 영어 전공자들은 셰익스피어는 읽지만 롤링(J. K. Rowling, 해리포터의 작가)의 소설들은 어떠한 이유에서 읽지 않는다. 만약 최종 교과과정에 대한 결정권이 학생들에게 주어진다면 극단적인 혼란이 야기된다 해도 놀랄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또한 하버드라는 이름의 명성 조차도 김빠지고 지루한 대학교육을 감추는데 충분치 못할 것이다.
간절히 바라건대 새로이 제정된 교수평가제도가 단지 동료 대학원생들을 가르치는 대학원 강사들을 위한 놀이판 마련이 아닌, 교육과정에 있어서 학생 자치라는 하나의 숭고한 경향을 반영해주는 것이 되길 바란다.

CHRISTOPHER B. LACARIA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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