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서의 여성운동에 대해서 말해달라.

  우리나라에서의 여성운동은 세계적으로 모범사례에 꼽힌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더욱 그러한 측면이 보이는데,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성평등에 다가가고 있고, 이미 많은 관련법이 제정돼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행과정에서 보이는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년간의 활동에 대해서 평가를 한다면?

  여성연합은 다른 단체들의 연합과는 다르게 지역 조직들이 여성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에 의해 자생적으로 생겨난 뒤, 지역단체들의 요구로 인해 연합이 만들어졌다. 그로 인해 성평등과 같은 전체적인 목표는 같아도 각 지부와 단체마다 목표를 향해 나가는 방향 등이 다른 점이 있다. 그동안 여성연합은 평생평등 노동권 확보, 양육의 사회화, 호주제 폐지 등 여러 법안 및 사회제도 개선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고,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고 생각이 된다. 물론 아직 미흡한 점도 많다.

  ▶ 일부에서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우려가 있다.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이 성평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들 또한 성평등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여러 노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여성연합의 경우 사회현실에 맞게 맞춰나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을 하며, 이에 대해 그들이 비판한다면 이는 서로 발전하기 위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호소통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비판이 이뤄진다면, 이는 비판이 아닌 비난으로 서로를 배척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 여성연합이 20년 동안 이뤄낸 성과 못지 않게 과제도 많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과제와 방향에 대해 말해달라.

  여성연합은 그동안 성평등과 관련된 수많은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현재 역시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장벽은 법과 제도가 개선이 됐다고 해서 사람들의 인식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부분을 여러 문화 운동 등을 통해 채우려고 한다. 또한, 올해는 한부모(이혼 가정, 편부/편모 가정) 가정에 대한 사회의식개선에 대해 노력하려고 한다.

  ▶ 우리나라에서 여성운동을 하면서 어려움은 어떤 점인가?

  일단, 여성운동을 여성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문화 운동이나 법 개정 및 제정 활동을 추진하는 데 힘이 들었다. 여성운동은 여성만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 남자들이 짊어진 짐을 함께 나누자는 것이다. 그래도 김영삼 정부에 들어오면서 무분별한 탄압들은 거의 없어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KTX 여승무원 문제,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 등 최근까지도 많은 여성 노동 문제가 있다. 이러한 사안에 대해 여성연합의 입장은?

  KTX의 경우 여승무원들 자체적으로 요구사항이 있어 여성연합이 섣불리 개입하긴 힘든 것이 사실이지만, 이 문제가 여성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생각돼 계속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랜드 그룹 비정규직 문제의 경우는 비정규직 법안의 통과 이후 발생된 사태로 이랜드 그룹 불매 운동 및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연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상우 기자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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