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민중언론실현을 위한 연대와 실천이라는 대의적 목표아래 모였던 대학신문사들의 모임인 전국대학신문기자연석회의(연석회의)가 지난 달 해소를 선언했다. 해소 전 주까지 회의를 하며 어떻게든 대학신문사들의 연대의 끈을 놓지 않으려 했던 나로서는 아쉬움을 금할 길이 없다. 더군다나 올해는 연석회의가 창립된 지 10주년이 되는 해라 그 아쉬움은 더할 수 밖에 없다. 사실 정기자로 재직할 때, 연석회의 전국대표를 꿈꿨던 입장에서 그 끈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지금 이 순간, 놓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렇듯 민중언론실현이라는 대의적 목표를 가지고 출범했지만, 연석회의의 지난 10년은 그 대의적 목표에 관한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고 ‘민중언론 신현을 위한 연대와 실천’이란 논의의 구체화 또한 실패했다.
  그렇다해도 연석회의는 지난 10년간 대의적 목표인 민중언론실현과 함께 관성에 빠진 대학사회와 대학언론의 변혁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시작된 ‘대학언론의 위기’라는 자성적 목소리와 학교 당국의 언론탄압, 실질적 독자인 학우들의 외면 등 현실적 문제를 풀지 못했고, 이를 스스로 비판해 왔지만 그 어떤 대안도 현재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또한, 2005년 동덕여대학보와 서울산업대신문 등 소속단위에 대한 학교 당국의 탄압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점 등이 지금의 해소를 불러왔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대학언론은 관성에 빠져있다. 학우들의 관심사는 이미 취업과 학점이지만, 대학언론은 자본주의가 신자유주의로 변모한 현재까지 사회적·정치적 성향으로 일관하여 개인주의적 성향을 점점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는 지금의 학우들과 공감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학언론을 대중적인 측면에서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대중이 외면한 언론은 그 본래의 기능을 실행할 수 없고, 이는 죽은 언론이다. 그렇다고 대중성을 확보하자는 가벼운 생각으로 대학언론의 순수성을 잃어버리면 안된다는 것이 지금 대학언론 모두의 고민이다.
  학우들의 외면에 대학언론이 상품화·상업화 된다면 그 또한 제도언론과의 차이를 찾을 수 없다. 현재의 대학언론의 돌파구는 대중성과 사회성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아직까지 ‘대학언론의 위기’라는 현실적 문제에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신문사들의 연합체였고 논의의 객체였던 연석회의의 해소는 대학언론들에게는 실로 큰 충격이다. 연석회의해소는 대학언론 스스로가 현재 대학신문의 이념적, 정치적, 조직적 지향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지만, 현실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지금, 새로운 대학언론인의 새로운 연대를 꿈꾸는 것이 내 바램이 헛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앞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대학언론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대학언론 위기라는 그본질적 형태가 평확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바라볼 수는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연석회의는 그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해소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연대체인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은 그 한계를 극복했으면 한다. 그리고 해소하는 이 시점에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떠한 연대체이든 발전적 해체라는 말은 없다는 것이다.
  이번 해소결의는 대학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미래의 대학언론인들에게 부담과 빚을 가지고 있다. 우리 신문 역시 좀 더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좀 더 학우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들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노력해야 한다.

김상우 편집국장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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