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은 도대체 누가 받는거야

로또 발행 초기, 우리나라를 휩쓸다 시피했던 로또광풍. 총 45개의 숫자 중 6개의 숫자를 잘 고르기만 한다면 '억'소리 나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았던 사람들은 또 그만큼의 실망감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로또광풍은 우리학교에서도 연출되고 있다. 학점이 발표된 뒤 요리조리 분위기를 파악하고 내심 부푼 마음으로 자신의 학과 사무실에 의료보험료 납입증명서를 낸 후 ‘로또 결과'를 기다리는 학우들이 많음에서다. 아니, 로또보다 더하다. 로또야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한 수를 기다리는 것이지만 우리학교에서 일어나는 로또 사태는 도대체 어떻게 돼가는지 알 수가 없다.

정말 ‘억'소리 나는 장학금 제도

이처럼 우리학교에 흡사 로또 광풍을 일으키며 매번 혼란을 빚어낸 우리학교의 장학금 제도. 로또 같다는 푸념이 절로 나오는 장학금 제도에 대해 얼마 전 우리학교의 홈페이지에는 다시금 불만의 목소리가 표출되기 시작했다.
장학금 결과 발표가 언제부터 나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해 장학금을 받는 기준을 도대체 모르겠다는 학우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과마다 성적과 의료보험료 반영비율이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은 이런 불만을 키운 근본원인이다. 또한 장학금을 받는 학생이 너무 적다는 불만과 장학금을 신청하는 신청절차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우까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안현준(의학ㆍ1) 학우는 “장학금을 몇 명 주지 않아 장학금 받기가 너무 힘들다”며 “장학금 액수도 너무 적어 학비보조장학금은 말 그대로 약간의 보조만 할 수 있는 정도”라고 꼬집었다. 또한 “입학할 때 장학생으로 선정된 경우. 성적이 어느 정도의 수준만 유지하면 장학금이 보장되는 경우도 있다”며 장학금 수혜 기준의 부실함에 대해 불쾌해했다.
차재욱(기계ㆍ4) 학우도 혜택인원이 적다는 것에 동의하며 “학점이 약간 모자라 장학금을 못 받게 되면 화가 난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등록금 인상률에 비해 장학금 인상률이 너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더 나아가 박아현(건축ㆍ3) 학우는 “샐러리맨과 자영업자의 의료보험료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이를 보고 가정형편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답하며 “장학금을 신청하러 가니까 신청 안 해도 된다고 했던 경우도 있다”고 말해 과마다의 장학금 신청절차가 달라 혼동을 겪고 있는 학우들의 입장을 설명했다.

학교 ‘해결하기 어렵다’
학부 전체 인원 중 1.28%의 학우가 받는 전액면제 장학금과 3%의 학우가 받는 3분의 2 장학금, 17.7%가 받는 학비보조장학금 등 학생들이 주로 많이 받는 장학금의 선정기준에 대해 학생종합서비스센터 차준민 교외장학담당원은 “장학금은 보통 성적과 경제적 환경으로 결정되는데 경제적 환경을 심사하기 위한 객관적 기준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 답했다.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되는 학우들은 모두 이번 등록금협약서에서 신설된 가계곤란장학금 항목에 따라 2.0이상이면 3분의 2장학금을, 3.0이상이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에 해당되지 않는 학우들은 현실적으로 근접한 방법인 의료보험료로 심사하게 되는데 “나라에서도 잘 몰라 자영업자와 샐러리맨의 건강보험료가 차이가 나는 것을 학교에서 어떻게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한 과마다 규정이 다른 것에 대해서도“해당 선발인원을 단과대에 배정하고 선발은 각 단과대의 전공에서 임의적으로 한다”라며 이는 각 과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과 사무실과 교수에게 맡기는 것이 보다 정확하고 공정한 장학생 선발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각 과마다 ‘이번 장학생은 어떤 기준을 어느 정도로 반영해 몇 명을 선발했다’는 점을 과 사무실에 명시해두면 학우들의 불만이 잠재워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차 교외장학담당원은 “그런 점이 명쾌하게 이뤄지도록 보완을 해 나가겠다”면서도 “전체 점수를 수치화해서 위에서부터 끊어서 장학생을 선발한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것이 확실하게 나눠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때는 장학금의 신청사유를 고려하기도 하는 등 공문을 작성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하며 장학생 선발에 대한 공문이 붙여지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총학 ‘끊임없는 개선 필요’

김하영 부총학생회장은 “학교가 목표하고 있는 장학금 수혜 학생의 비율은 12.5%”라고 입을 열며 “하지만 학생회는 수혜 학생이 더 늘어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 사례로는 지난 2006년 등록금 협약서를 체결할 때, 56만원 정도던 학비보조장학금을 71만원으로 인상하며 앞으로 등록금 인상률과 학비보조장학금의 인상률을 동일하게 인상하도록 한 항목을 첨부했었던 것을 들었다.
하지만 “과마다 장학금 선발 기준이나 반영비율이 조금씩 다른데 암암리에 이뤄져왔던 이런 장학금 선정 관행을 건드리긴 어렵다”며 어려움을 표하기도 했다.
반면, 이에 덧붙여 “타 학과는 신청하지 않아도 받는 성적우수장학금을 몇몇 학과는 신청을 해야 받을 수 있었는데 이를 모르고 신청을 하지 않아 장학금을 못 받은 학생도 있었다. 이렇듯 기준이 다른 사실에 대해서는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를 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심지어 중앙에서조차 이런 장학금 선발 기준이 다 취합돼있지 않다”고 말해 장학생 선발 방식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는 등 그 심각성을 말했다.
또한 “사정이 비슷비슷하기 마련인 타 사립대에 견주어 학교 측은 우리학교의 장학금 제도가 뒤떨어지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장학금 제도는 그런 것을 다 떠나 실질적으로 학우들이 학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교는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장학금을 많이 지급해야 하고 장학금 신청 절차나 주의할 점 등에 대해 각 과 홈페이지에 공지를 해야한다. 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수업시간에 한 마디씩 거들어 주는 등 보다 행정적이고 효율적인 보완이 이뤄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선영 기자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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