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Km를 넘나드는 차안에서 사람들은 소형 LCD모니터로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을 시청한다.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방송을 들으며 걸어가는 동안, 듣고 있는 음악이 어떤 가수의 어떤 곡인지를 들고 있는 PDA로 확인한다. 정해진 시간의 스포츠 중계방송을 보기 위해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꺼낸다.

이 같은 상황들이 DMB의 출현으로 빠른 속도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반에게는 아직까지 생소한 DMB라는 용어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의 약자로, 약 20년 전부터 유럽에서 개발, 서비스 되어온 DAB(Digital Audio Broadcasting)에 멀티미디어 방송 개념이 추가된 것으로 CD수준의 음질과 데이터 또는 영상서비스 등이 가능한 이동형 멀티미디어 방송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관련 정책 및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경우 내년 초에는 서비스가 실시될 것이다. 바야흐로 이동TV의 시대가 개막되는 것이다.

DMB가 왜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로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일까?

방송과 통신의 차별적인 특성을 살펴보면, TV로 대표되는 방송은 공중을 대상으로 한 단방향형의 정보발신이며, 전화로 대표되는 통신은 특정한 사람간의 양방향형 정보교환이다. 과거에는 명확하게 구분되었던 이러한 개념이 방송의 디지털화와 통신의 광대역화로 인해 점차 그 구분이 모호해지고 경계가 흐려져 통합되어가고 있으며 그러한 현상을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고 일컫는다.

구체적으로 휴대폰으로 DMB서비스를 제공받을 경우를 살펴보자. 휴대폰으로 기존의 음성통화는 물론 데이터통신과 VOD 등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받으면서 동시에 TV와 음악방송을 보고, 들을 수 있으며, 나아가 수신자는 DMB서비스를 즐기면서 동시에 통신모듈을 통해 이동통신망으로 데이터를 보낼 수 있게 됨으로써 이를 응용한 전자상거래도 가능하다.

DMB의 특성은 앞서 예시에서 살펴보았듯이, 우선 멀티미디어로서의 기능을 가진다. 전화기, 신문, TV, 라디오, 데이터 통신 등의 서비스가 하나의 미디어로 통합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 또한 DMB는 철저한 개인미디어이다. TV를 개인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켜고 끌 수 있으며 채널 선택권 역시 개인의 손에 온전히 주어지게 된다.

또 다른 특성으로 이동형 방송이라는 점이 있다. 더 이상 고정된 장소에서 고정된 시간에 시청해야 하는 제약이 극복되고 개인이 원하는 시간, 원하는 곳에서 언제든지 시청이 가능해진다.

하지만DMB는 사업자 선정이나 채널 구성, 운영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통신시설을 이용한 방송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정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문제점 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들이 해결된다면 DMB라는 새로운 이동형 방송의 출현은 방송의 새 지평을 열면서 동시에 수용자들에게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다.

이현숙 전문기자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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