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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지 못한 관행
45일간의 단식. 몇 시간 밥 한 끼 굶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4일도 아닌 45일간의 단식이라니. 천성산을 살리겠노라고 절대 물러서지 않겠노라고 지율 스님은 그렇게 자신과의 싸움에서 기적적인 일을 해 냈다. 믿기지 않는 일이다.

단식을 시작할 무렵 지율스님은 도룡뇽 소송인단이 10만 명이 되면 단식을 풀겠노라 말했다. 그런데 놀라운 건 단식 40일이 가까워 져도 수천 명에 불과했던 어두웠던 현실이 기적처럼 단 5일 만에 17만명이라는 소송인단으로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사실 필자가 놀란 건 45일간의 단식농성이라는 드라마 같은 장면을 기다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안일한 정부의 국책사업을 비난하고 싶은 목소리와 대선에 맞춰 노리개로 이용되었던 환경단체와 종교·시민단체인 약자들의 목소리가 한데 뭉쳐 얼마든지 큰 힘이 될 수 있다는데 있었다.

결론만 놓고 보면 지금의 이런 천성산 고속철도 통과 논란은 지난 대선으로 거슬러 봐야한다. 말바꾸기 정치 행태라는 축약된 이야기는 지루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비공식적으로 “당선되면 달라진다. 공약에 대해선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고 언급했다하니 지율 스님이 고행 스러운 45일간의 단식농성을 한 것도 이해가 가고 남을 일이다. 당리당략을 쫓아 철따라 옮겨가는 여의도 새들에 대해서야 무얼 더 말하겠는가.

부디 작게나마 바라는 건 이 작은 인하대 내에서 만이라도 약속됨들이 이행되길 바랄뿐이다. 선거시즌 목소리 높여 부르는 유세들을 한귀로 듣고 그냥 흘리는 학우들 속마음은 비단 ‘관심 없음’만이 아닐 것이다. 남발되는 공약들 속 기다림에 지쳐 ‘기대 없음’이 되어버린 까닭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통하고 함께하고 고민하고, 선거 때마다 자주 들리는 작은 실천이라는 후보자들의 좋은 취지들이 피부로 와 닿기를 필자 또한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학생회관 저 멀리서 들리는 공허한 메아리 보다는 나의 수업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실천들이 말이다.

물론 학교와의 대화 속 공식화 되었던 많은 문서들도 매한가지다. 방중 일방적이던 그간의 관행스러움을 벗는 데는 굳이 45일간의 고행이 필요치 않을 거라 필자는 굳게 믿기 때문이다.

김지환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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