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들이 자국의 문화와 문화 산업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우리나라의 스크린쿼터처럼 자국 내 영화영상 문화에 대해 보호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실시하는 나라는 스페인, 브라질, 그리스, 프랑스, 멕시코, 중국, 파키스탄, 인도 등이 있다. 대표적인 나라 몇 곳을 살펴보자.

- 프랑스는 영화와 방송을 비롯한 시청각 산업을 포괄적으로 바라보고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방송에서 영화를 방영할 때 총 방영시간의 60% 이상을 유럽공동체의 영화로 채우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60%에는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영화가 40% 이상 포함돼 있어야 한다. 또한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 밤 8시 30분까지는 영화를 방영하지 못하도록 해 극장에서 관객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지상파 방송사들은 전년 매출 총액의 3%를 영화 제작에 반드시 투자해야 하며, 방송사들이 매출액의 5% 정도를 프랑스 국립영화센터의 지원금고에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장 자크 아야공 전 프랑스 문화장관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영화 보호 정책들이 프랑스와 유럽 영화의 독점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전 세계를 향해 열려 있다. 단지 프랑스와 유럽 영화가 정당하게 배급할 수 있는 적절한 권리를 보장하는 조치를 수립하고 지키는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 스페인은 유럽연합국가 중 가장 강력하게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다.
연간 상영일수에서 멀티플렉스는 20%, 단관극장은 25%를 유럽공동체 영화로 상영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에 의한 방송과 영화시장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기 위해 면허제를 실시하고 있다. 영화 배급사의 경우 자국 영화 1편을 배급하기로 계약해야만 외국 영화 1편을 더빙할 면허가 주어진다. 대형 미국 스튜디오들은 미국 영화 2편을 개봉할 경우 더빙하지 않은 유럽영화 1편을 반드시 배급해야 한다.
- 멕시코는 1993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할 때, 협상 대상에서 문화를 제외시키지 못한 나라이다. 이로 인해 1993년 연방영화법에서 연간 상영일수를 30%로 규정한 스크린쿼터의 비율을 매년 5%씩 축소하기 시작했다.
1997년에는 10%까지 줄어들었고 1998년에는 완전히 폐지됐다. 결국 1990년대에 이르러 연간 약 50편의 영화를 제작하던 멕시코 영화산업은 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연간 약 10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상황으로 전락했다.
연간 10%를 멕시코 영화로 상영하도록 의무화하는 스크린쿼터가 남아있긴 했지만, 영화 제작 자체가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효과가 없던 것이다. 이후 멕시코 정부는 스크린쿼터 비율을 30%까지 늘리기로 했고,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연간 20∼30여 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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