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끝자락에 다다른 2월의 어느 날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며 취재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곳은 우리 학교 후문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인천성광교회이다.
성광교회는 매주 수요일 1시에서 2시 사이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1000원 나눠주기' 활동을 하고 있다. 기자가 성광교회에 도착했을 땐  이미 두 전도사가 길게 늘어선 줄 앞에 서서 1000원씩 나눠주고 있었다.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000원을 받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은 두꺼운 잠바와 털모자  목도리에 장갑까지, 봄기운이 무색하게 모두 완전무장한 모습이었다. 1000원을 받은 사람들은 저마다 가지각색의 표정으로 교회를 떠났다. 연신 고개를 숙이면서 고맙다며 싱긋 웃는 사람, 무언가 일이 다 끝났다는 듯 서둘러 빠져나가는 사람 등… 그리고 그들의 한 켠에서는 순서가 돌아오지 않아 1000원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쉽사리 교회를 떠나지 못하고 전도사들을 쳐다보았다. 곤란한 표정을 짓던 전도사들은 그들을 인솔해 교회 건물로 데리고 들어갔다.
10분 남짓했던 ‘1000원 나눠주기'가 끝나고  담임목사인 양치호 목사를 만날 수 있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일에서부터라도 사랑을 실천하고  관심을 갖고자 이 일을 시작했다"는 양 목사는 “1000원 나눠주기는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쭉 해오던 일"이라며 “1000원을 받기 위해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서 교회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질 정도였다. 그래서 2004년부터 매주 수요일을 ‘1000원 나눠주기'의 날로 정하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노숙자들을 위해 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성광교회는 주로 교회 일 돕기를 권장하고 있는데 “다음 주 수요일부터는 ‘아름다운 거리 조성'을 위해 인하대 후문에서 우리 교회까지 환경정리를 하기로 결정했다. ‘1000원 나눠주기' 활동 후에 원하는 분에 한해서 환경 정리하여, 봉지에 쓰레기를 담아 오시는 분들에게 1000원씩 더 드릴 생각"이라고 했다.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성광교회의 활동은 본받을 만한 사례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유의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실외급식이나 성광교회의 사례 같은 경우 어려운 이들의 자존감을 해치며, 자신의 무기력함을 자각하는 기회가 될 수 있고, 낙인효과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보이기 식 구호 활동의 양면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최미혜 기자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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