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대규모로 늘어난 노숙인은 빈곤계층에서 시작해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로부터 소외의 대상으로 전락했고, 극심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 하지만 노숙인에 대한 대책은 실질적 대안이 나오지 못한 채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우리는 노숙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ㆍ지방단체ㆍ시민단체 3자의 역할 대책 마련과 그 실행상황 대책의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노숙인은 왜 보호해야 할까? 노숙인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문헌준 노숙인 복지와 인권을 실천하는 사람들(이하 노·실·사) 대표는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기에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를 사회가 보장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회의 모든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같은 인격체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숙인에 대한 대책을 3자의 입장에서 각각 살펴보자.

▶정부
문 대표는 “노숙인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노숙인에 대한 지원을 제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안전망이란 어려운 이웃이 스스로 인간의 기본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경우, 사회가 이를 돕기 위해 지원하는 것이다. 문 대표는 “노숙인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뭐든 닥치는 대로 일하다 보면 몸이 상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몸이 안 좋아지면 일을 하지 못해 노숙을 하게 되고, 몸이 다 나으면 다시 일자리를 찾는다. 노숙인 사이에서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그들의 생계유지를 돕기 위해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노숙인을 돕기 위한 나눔과 봉사는 계속 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 제도는 미흡하다. 희망의 집, 자유의 집 등의 쉼터 설치 운영을 민간단체에 위탁해 참여를 유도하고, 응급보호 체계를 정착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여전히 일시적인 대책에만 치중해 있는 모습이다. 노숙인들이 쉼터에서 재기를 꿈꾸고, 사회로 나아갈 준비를 하기에는 제대로 된 교육체계가 없어 열악한 상황인 것이다.
유의선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정부는 지방단체에 대해 노숙인 관련 경비를 지원하고, 보건복지부·법무부·교육부 등의 연계를 통해 정부차원의 종합대책팀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 대안 마련에 초점을 맞출 것을 당부했다.

▶지방단체
노·실·사 문 대표는 “지역특성에 맞는 응급지원과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지역의 노숙자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해 노숙인들에 대한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노숙인의 규모파악은 노숙인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숙인 문제에 대해 인천시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이동이 잦은 유동적 생활을 하는 노숙인에 대해서는 규모파악이 어려워 사실상 그들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태”라며 고충을 드러냈다. 그리고 기초생활보호자 대상 선정 시 ‘근로능력이 있는 자는 구분한다'는 조항은 기준이 정확하지 않아 무성의한 행정체계의 실상을 엿볼 수 있다.

▶시민·민간단체
시민단체·민간단체는 노숙인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사회적 여론을 환기시키고, 실제 보호활동을 집행해야 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노숙인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민간단체야말로 노숙인 문제 해결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쉼터개설, 급식제공, 상담 등 노숙인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활동들을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노·실·사 문 대표는 “노숙인 관련 연구와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쉼터에서 실무자와 입소자간의 유대 관계가 미약해 노숙인을 위한 사업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노숙인을 위한 여론조성사업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쉼터 구성원의 연대를 위해서는 각자의 공동체 의식 함양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 지방단체, 시민단체·민간단체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하지만 단기적인 계획보다 중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3자가 연대해 실천적 사업을 펼친다면 노숙인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미혜 기자  webmaster@inh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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