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동아리의 학번·학년 제한으로 인해 학우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본지 조사 결과 본교 중앙동아리에 소속돼 있는 동아리 중 일부가 신입 부원 모집에 제한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과대 A학우는 지난 학기 운동 관련 중앙동아리에 가입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가입할 수 없었다. 해당 동아리는 신입생만을 대상으로 부원을 모집 중이었기 때문이다. 신입생만 모집하는 이유에 대해 동아리 측은 “코로나 이후 지원자가 급증해 신입생을 먼저 받고 남는 자리부터 2학년 순으로 채웠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동아리에 들어가지 못한 채 아쉬움을 삼켰다.

황중하 꼬망스 회장(물리·2)은 ”오디션에서 선발할 때 발전 가능성을 많이 고려한다. 신입생부터 뽑으면 졸업할 때까지의 기간이 보장돼 악기에 대한 숙련도 상승이나 공연 경험을 쌓기에 유리하다”고 말하며 “다른 밴드 동아리의 경우는 필수 활동 기한을 두는데, 꼬망스는 그렇지 않고 신입생을 대상으로만 모집한다”고 답했다. 또 “동아리 초창기에는 기수제로 운영하다 보니 운영의 편의성을 위해 신입생만 뽑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영어 회화 동아리 A.L.A 관계자는 ”활동 참여율이 중요한데, 고학번의 경우 아무래도 참여율이 조금 떨어지는 편”이라며 “회칙상 평등한 가입을 보장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동아리를 운영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해 학번에 제한을 두고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리연합회칙’(이하 동연회칙) 제8조 제2항에 의하면 “본회는 모든 인하대학교 재학생에게 평등한 회원 가입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여야 한다. 단, 이 과정에서 본회는 각 중앙동아리의 활동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각 동아리가 신입 부원을 모집할 때 학번이나 학년에 제한을 두는 방식이 회칙에 위반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최형렬 동아리연합회장은 ”회칙에 대한 해석 권한은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나 법제위원회에 있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누구에게나 신입생 시절이 있다. 그때 학생들은 각자 선호에 따라서 원하는 동아리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앙동아리들이 평등한 회원 가입의 권리를 완전히 막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대부분의 중앙동아리가 오랜 시간 운영돼 온 만큼 경험을 통한 자치의 영역”이라며 생각을 밝혔다.

반면 홍성훈(디텍·2) 학우는 “모두 동일한 신청의 기회가 있다고 해도 학생들은 학기마다 들어가고 싶은 동아리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학번이나 학년이 높다는 이유로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없다면 평등한 가입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원호(기계·4) 학우도 “활동을 오래 할 수 있는 저학번을 먼저 뽑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편입생같이 3학년부터 학교생활을 하는 학우들에게는 불이익이 있을 수 있으니, 고학번을 조금이라도 필수로 모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람 총대의원회 법제연구국장은 “동연회칙 제8조 제2항은 가입에 있어 최대한의 평등을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 대원칙”이라며 “각 중앙동아리의 활동 특성을 고려해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은 조건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동아리연합회는 자유권의 보장이, 평등권의 보장보다 공익이 더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는 필연적으로 동아리 모임의 목적을 왜곡해 평등한 가입의 권리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정한 목적 없이 단순히 학번을 제한하는 것은 회칙에 위배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개정권이 각 중앙동아리의 장에게 부여돼 있는 만큼 실질적으로 개정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면서도 “한쪽의 권리에 과도하게 치우쳐 있기에 반드시 추가 개정을 통해 법제의 중용을 되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송재혁 기자  12203566@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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