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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아직 궁금한 게 많습니다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에게 귀에 딱지가 얹도록 들은 말이다. 무언가를 보면서 얻은 호기심은 그 자리에서 질문을 통해 해소해야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할 나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정말 사소한 것마저 물어보곤 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틀리는 것을 무서워하지 않는 당찬 성격이 한몫했던 것 같다. 결국 필자는 호기심을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 됐다.

이런 성격은 학보사에 입사하고 난 후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세요.’라는 선임 기자의 말에 정말 많은 것들을 물어봤다. 보도안은 어디서 찾는지부터 마감은 어떻게 진행되는지까지. 선임 기자들이 총학생회장의 이름조차 모르던 신입생에게 학생사회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성실하게 대답해 주던 것도 전부 기억한다.

그러나 정기자가 된 순간부터 필자는 그 누구에게도 질문할 수 없었다.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질문을 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그저 1,400자짜리 코너 기사만 한 개씩 쓰던 필자에게 돌연 4,000자 이내의 기획 기사를 쓰라는 과제가 쥐어졌다. ‘수습’이라는 딱지가 떼지기 직전의 일이었다. 결국 필자는 아무것도 모른 채 손을 덜덜 떨며 혼자 인천공항본부세관에 전화를 돌리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기자가 된 필자에겐 더 이상 선임 기자도, 누군가에게 물어볼 여유도 없었던 게 이유다.

두 번째는 정기자로서의 책임감이다. 입사 당시 보도안 회의에서 선임 기자들의 모습은 프로페셔널하고 필자가 생각한 ‘기자’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기자가 된 필자 역시 멋있는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70기 기자들에겐 아는 게 많은 선임 기자가, 선임 기자들에겐 믿을 수 있는 정기자가 되고 싶었다.

이런 부담감 때문에 언젠가부터 모르는 걸 물어보는 게 두려워졌다. 물어보는 순간 정기자인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며 못미더운 사람으로 보일까 봐, 혹은 ‘역시 어리니까 저렇지’라는 편견이 생길까 봐 걱정됐다. 그러나 다른 기자들의 눈치를 보며 배려라고 칭했던 행동들은 보도의 질을 낮추는 길이었고, 결국 신문의 완성도를 깎아내는 원흉이 됐다. 질문을 하지 않은 죄의 벌은 다소 크게 나타났다.

그제서야 필자는 깨달았다. 기자는 질문을 멈춰선 안 된다. 자신이 쓰는 글에 대해 모르는 게 있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그 어떤 기사를 쓰더라도 모르는 게 있으면 독자들의 눈에도 허점이 보이기 마련이다. 기자가 기사를 완성할 때는 이 기사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하고, 그 자신감은 ‘확신’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기자의 확신은 오직 질문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이소민 기자  sml442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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