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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톡톡] 우리나라의 해장 방식, 과연 해장에 도움이 될까?

“아, 속 쓰려!” 화끈하게 술을 들이부은 다음 날 아침, 간신히 눈을 떠 쓰린 배를 부여잡고 나지막이 신음을 내뱉는다. 고된 일과를 끝마친 바쁜 현대인들에게 있어 한 잔의 술은 곧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그러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숙취를 맞이하면 우리는 전날의 내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한국인들은 독특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숙취를 해결한다. “술은 술로 해장해야지!”를 외치며 호기롭게 해장술을 마시기도, 짬뽕이나 해장국 등의 얼큰한 국물을 섭취하기도 한다. 숙취는 왜 생기는 걸까? 그리고 우리나라의 해장 방식은 해장에 도움이 되는 걸까?

 

숙취가 생기는 주요 원인은 ‘아세트알데하이드’다. 알코올은 우리 몸에 들어온 후 간으로 이동하고 알코올 탈수소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된다. 그리고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재차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 효소에 의해 무독성의 아세트산과 물로 분해돼 소변으로 배설되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기에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 효소가 간에서 얼마나 많이 분비되는지, 얼마나 활발하게 작용하는지에 따라 술자리에서 강자와 약자가 나뉘는 것이다.

 

앞서 말한 해장술은 해장에 도움이 되긴커녕 우리 몸에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한다. 놀랍게도 해장술은 우리나라만의 문화가 아니다. 해장술을 지칭하는 ‘hair of the dog’라는 영어 표현이 존재할 정도로 해장술은 외국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해장 방식이다. 그러나 해장술이 실제로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전혀 없다. 해장술이 체내에 잔존하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느껴진다는 분석이 있지만 느낌일 뿐, 결국 술을 술로 막는 격이기에 우리 몸에 도움이 될 리가 만무하다.

 

얼큰한 국물 또한 마찬가지다. 얼큰한 국물 그 자체로 해장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것은 ‘착각’에 가깝다. 얼큰한 국물은 아세트알데하이드를 직접 분해하는 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짬뽕이나 라면 같은 얼큰한 음식은 알코올을 분해하기도 바쁜 간에 되려 합성 조미료와 식품 첨가물까지 얹어주며 부담을 ­준다. 게다가 높은 염분과 매콤함으로 인한 자극은 위에 손상을 가하기까지 한다. 순댓국 역시 돼지고기와 내장, 육수 등으로 인해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아 위에 부담을 주고, 오히려 간에 영양소 공급을 늦춰 해장을 방해할 뿐이다.

그럼 숙취를 해결할 수 있는 해장 음식은 없는 걸까? 정답은 ‘NO’다. 우리에겐 콩나물과 북어 등의 해결책이 있다. 콩나물에는 아세트알데하이드 제거에 도움을 주는 아스파라긴산, 알코올 분해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C가 풍부하다. 또한 북어는 아스파라긴산에 더하여 메싸이오닌이라는 성분이 풍부해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 효소의 작용을 촉진한다. 이외에도 미역이나 조개류 등에 들어 있는 글리코겐은 아세트알데하이드의 대사를 도와주기도 한다. 해장 메뉴의 대표 격인 얼큰하고 기름진 음식보다는 콩나물 해장국, 북엇국, 미역국 등의 담백한 음식이 오히려 숙취 해소에 훨씬 도움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우리가 경험적으로 터득했던 지혜들이 신기루에 불과할 때가 더러 있지만, 숙취에 허덕이는 상태로 먹는 짬뽕 한 그릇이 곧 즐거움이요, 얼큰한 국물과 함께 곁들이는 소주 한 잔이 곧 낭만이기도 하다. 다만 과학적 사실은 자세히 알아두도록 하자. 인생은 한 번뿐이고 우리의 몸은 소중하니까.

 

박하늘 수습기자  skyrobbie@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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