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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타그램] 그대들은 어디를 걸을 것인가, ‘배다리 헌책방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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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2023년을 강타한 MZ세대의 핫 키워드. 낡고 예스러움에 매료된 MZ세대들은 LP, 카세트테이프, 유선 이어폰 등 최신 기술이 아닌 옛 기술의 것들로 회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여기, e북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의 레트로 감성을 추구하는 MZ세대를 위한 빈티지 골목이 있다. 바로 인천의 배다리 헌책방 거리다.

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벽화를 지나면 책방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거리가 우리를 반긴다. 동인천역 근처에 위치한 이곳은 1960년대부터 문학가들이 즐겨 오던 거리였다. 헌책방은 돈이 없었던 그 당시 문학가들에게 싼값으로 책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책방 외에도 복합문화공간, 공방, 전시장, 양조장 체험장, 그리고 카페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장소로 발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노란색 간판의 책방에 들어가자, 천장까지 꽂힌 책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원하시는 책 있으면 골라서 편하게 읽다 가세요.” 주인장의 따스한 말에 시집 하나를 골라 의자에 앉아 읽기 시작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기분을 안정시키는 책 냄새. 이 모든 게 어우러진 곳에서 책을 읽으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드라마 ‘도깨비’에 나와 유명해진 시의 구절이다. 이 드라마의 촬영장이기도 한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서 시집을 읽으니, 머릿속에 드라마 장면이 생생하게 스쳐 지나갔다. 눈앞에 드라마 장면이 펼쳐지는 듯하다.

책방을 나와 옆 골목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붉은빛 벽돌과 청록색의 문이 시선을 끈다. 1973년에 지어진 동성한의원이 폐업하면서 장시간 비어있던 곳을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가게였다. 책방뿐만 아니라 꽃집, 제로웨이스트숍 등 4개의 가게가 한 층에 벽 없이 운영되고 있다. ‘주인들끼리 협의해 서로의 가게를 날마다 바꿔가며 돌보는 구조’라는 친절한 설명에 작은 가게가 얼마나 평화로운지 알 수 있었다. 미약한 한약의 잔향, 마음이 편안해지는 종이 냄새와 꽃향기까지. 게다가 사랑스러운 고양이가 다리에 매달려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보니 행복이란 멀지 않은 것임을 실감한다.

직접 종이의 결을 느끼며 글을 읽는 종이책의 감성은 시간이 지나도 e북이 결코 따라잡지 못한다. 유행과 낭만, 둘을 모두 잡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서 종이책과의 추억을 쌓아보자.

이소민 기자  sml4425@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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