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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담론] ‘인하’의 의미
이재훈 기자

인하대학교의 ‘인하’는 인천의 ‘인(仁)’과 하와이의 ‘하(荷)’자를 딴 것이 유래다. 하와이 동포들의 피땀 어린 자금 지원으로 개교 70주년까지 햇수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7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가 이승만 동상 복원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이승만 동상은 1979년 인경호 앞에 세워진 후 1984년 민주화 시위 중 끌어내려져 40년 동안 다시 세워지지 않았다. 그 동상을, 70주년을 맞아 이승만의 대학 설립 정신을 받들어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있다. 본교가 기획하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이승만 동상을 설립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인가? 정치적 인물을 학교 내에 세운다는 것은 정치 문제로 인해 생겨나는 논란에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 넘어서서는 인하대학교가 정치의 공격 대상이 되거나 공격 도구가 될 수 있다.

그가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막고 자유주의 체제를 정립했다는 것은 기념할 만한 업적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체제 유지와 반공이라는 미명 아래 수십만의 사람을 학살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공과를 떠나 정치적 논란이 있는 인물을 대표적 인물로 상정하는 것은 앞으로의 미래 발전에 있어 걸림돌로 작동할 수밖에 없다. 이승만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판적 평가가 나올 때면 인하대학교가 거론될 것이고 이에 대한 반박이 나올 때도 인하대학교가 거론될 것이다. 당장 내년뿐만이 아니라 수년 후, 수십 년 후까지도 반복될 것이다. 이것이 과연 긍정적 작용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가? 만인 공동의 교육장이 정치의 시장바닥이 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이승만 기념관을 짓는 것만으로도 시끌시끌한데, 대학에서 그의 동상을 세운다는 소식의 파장은 가늠해 보았는가? 정치적 양극화로 사회가 갈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여파로 대학 공동체가 갈라질 위험이 있는 것을 생각해 보았는가?

오히려 인하대학교의 대표적 상징은 그 이름에서 찾아볼 수 있듯이 하와이 동포들의 희생정신이자 국가 발전을 위해 힘쓰는 정신을 본받는 것이다. 그들은 1900년대 초반 하와이로 넘어가 숱한 차별과 억압, 고통을 견디며 끝내 그곳에 뿌리내렸다. 그리고 독립을 위해 독립자금 조달에 기여했고 독립 후에는 또다시 대한의 발전을 위해 15만 달러라는 거금을 보내왔다. ‘대학’은 지식의 상아탑이자 지성인의 공동체이며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총체다. 결국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과 정체성은 120년 전 그때 하와이 동포들과 맞닿아 있다.

필자는 인하대학교가 정치의 장난감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시대가 지날수록, 교육적 자유와 사회적 자유를 향한 공동체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며 그것이 필자의 후배와, 후배가 될 이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이다. 그리고 이는 정치적 당파성을 떠나 본교에 재학 중인 수만의 재학생들, 수십만의 졸업생들, 그리고 미래의 인하인들도 원하는 바일 것이다. 끝으로 이것이 ‘7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와도 같은 생각이기를 바랄 뿐이다.

이재훈 기자  ljh1109@inh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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